목욕이 주는 치료 효과
목욕이 주는 치료 효과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2.09.29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잉글랜드 에이번주에 있는 배스라는 도시를 방문하면 로마시대 목욕탕을 만날 수 있다. 로마가 영국을 지배하던 1세기경 로마사람들이 지은 건축물인데 2층 구조의 기와형식 지붕과 미네르바 흉상 등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잘 아는 앤 여왕도 이곳에서 여가를 즐겼다고 하며 BC 860년 켈트의 왕이었던 블래더드가 진흙 찜질로 병을 치료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목욕의 효험은 다양하다. 뜨거운 물은 근육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촉진, 독소를 배출시켜준다. 따뜻한 물은 긴장을 완화시키며, 차가운 물은 몸의 부기를 가라앉힌다.

물살 마사지는 관절염, 소아마비, 류머티즘, 뼈나 근육의 손상 같은 병을 치료하는 데 이용된다. 피타고라스는 목욕이 우울증과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온천욕은 광물질이 풍부해 치료효과가 있다고 하여 예로부터 많이 이용되었다. 우리나라 고문헌에도 왕이나 관리들이 온천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질리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목욕효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로마인들이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로마는 점령지마다 목욕탕을 지어 즐겼다.

튀니지의 로마 유적지인 두가에 있는 리시니안 목욕탕은 냉욕장, 온욕장, 핫 배스, 땀방으로 이루어져 오늘날 찜질방의 전신이라 할만하다.  일명 ‘두가의 겨울 목욕탕’이라 불렸다.

이러한 목욕문화는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당시 유럽인들의 목욕문화는 일종의 사교문화였으며 부를 뽐내는 과시문화이기도 했다.

그런데, 14세기 유럽에서 번진 흑사병과 이후 발병한 콜레라 이래, 이러한 목욕문화는 깡그리 사라진다. 흑사병은 중세 장원제의 붕괴를 가져오고 교회 권위를 추락시키기도 했지만 목욕문화마저도 바꿔버렸다. 

사람들은 물이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목욕을 멀리하고 대신, 속에 여러 옷을 껴입음으로서 먼지 등 이물질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려고 했다.  사람들은 1년에 한 번 정도 목욕을 했으며 그나마 작은 물통의 물로 몸을 닦아내는 수준이었다.

몸을 씻지 않으니 이빨도 자연스레 닦지 않아 구취가 진동을 했다는 기록이 곳곳에 보인다. 몸과 머리에서는 온갖 구린내가 나 향수로 감추려 하다 보니 향수산업이 발달했다는 주장도 있다.

개인 욕조는 앙브 루아즈라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증기시설을 갖춘 목욕통을 고안하면서 조금씩 번지기 시작, 18세기에 개인 욕조가 개발됐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도자기 욕조는 1920년에서야 첫 선을 보였다.

오늘은 추석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질병 치료를 위한 온천욕과 한증(汗蒸)뿐 아니라 제례(祭禮) 전에 반드시 목욕재계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번 추석에는 속세에 찌든 때를 목욕으로 걷어내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조상님들을 만나 보는 게 어떨까.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