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캡의 추억
간호사 캡의 추억
  • 주장환 위원
  • 승인 2012.10.2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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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의 천사’로 상징되는 간호사 캡이 일선 병원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10년전에 비해 간호사 캡 소모 비율이 7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20~30년 전만 해도 캡을 쓰고 흰 가운을 입은 여성 간호사들의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간호사가 되려는 여학생들이 많았다. 지금도 간호사에 입문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백의의 천사’라는 이미지는 상당부분 희석된 것 같다.

간호사 복장은 기독교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과거 수녀나 수사들이 간호사의 역할을 대신했으므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간호사 캡은 조선시대 의녀들이 썼던 모자 같은 것이 원조라는 말도 있지만, 칼라와 코넷이라 불리는 머리장식이 있는 희고 큰 모자를 쓴 수녀들의 복장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서양식 간호사가 정식으로 배출된 것은 1906년 1월25일이라고 한다. 이날 우리나라 최초로 간호원 자격수여식인 가관식이 서울 정동 보구여관(이화학당)에서 열려 간호원 양성소 1회 졸업생인 이 그레이스와 김 마르타를 배출했다는 자료가 보인다.

과거 간호사 캡에는 줄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그 줄은 간호사내 서열을 상징하기도 했다.

한 줄이면 조무사이고, 두 줄이면 2년제를 졸업한 간호사, 세줄이면 4년제를 졸업한 간호사로 표시됐었다.

이 줄은 어찌보면 사람을 차별하는 표시가 되기도 했다. 인권문제가 대두되면서 줄은 사라지고 지금처럼 단순한 형태로 변했다.

지난 9월14일 대전시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받은 국군간호사관생도들의 캡은 매우 단순한 디자인이었다.

나이팅게일 선서는 간호사의 상징인 캡을 수여받고 촛불점화와 선서를 통해 나이팅게일의 정신을 되새기며 간호사의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행사라고 하니 캡의 의미가 아직도 살아 있는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

일본 언론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일본에서 간호사 캡이 사라지는 이유는 ‘진료에 방해가 되고’ ‘세탁하기 귀찮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 간호사가 많아진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90%가 폐지에 찬성하는 모양이니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는데 굳이 말릴 명분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가끔, 추억으로 살아가는 의미에 무게를 더한다.  그래서 간호사 캡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쓸쓸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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