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의 해고 … 엇갈린 반응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의 해고 … 엇갈린 반응
“ERP 신청자 80%는 강요나 압박” vs “조건 좋으면 재기의 기회”
  • 송연주 기자
  • 승인 2014.12.0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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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비껴가지 않았다. 다국적 제약사의 구조조정이 주요 제품의 특허만료와 국내 제약환경의 악화로 올 연말에도 여과없이 단행되면서,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올해 9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스타트를 끊은 인력 구조조정은 현재 한국릴리, 한국얀센, 한국로슈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모두 구조조정의 방안으로 희망퇴직(ERP)을 이용하고 있다.

릴리, 얀센, 로슈 등 3곳의 인력조정은 본사의 지침이 아닌 한국지사 차원의 결정이며, 주요 제품의 특허만료와 경영악화가 공통된 이유다. 지난 1일부로 신청을 마감한 릴리의 ERP 규모는 4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조 등과 협의를 시작한 한국얀센의 ERP 규모는 50명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다국적 제약사 직원은 “연말 ERP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며 “ERP 가동은 조직과 직원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자발적인 의사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도 소수 있지만 ERP 신청자 중 80%는 강요나 강박에 의해 회사를 떠나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본인 의사에 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ERP는 편법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ERP를 시행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최근 일어난 바이엘코리아의 노조위원장 해고사태는 권고사직에 대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노조위원장이 회사의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 규정 위반으로 해고당하는 과정에서, 바이엘 노조가 그간 사측의 권고사직 관련 방침을 문제삼은 것.

닐스 헤스만 대표 부임 이후 ERP, CP 위반으로 인한 징계 등을 포함해 279명이 퇴직했는데, 이 중 권고사직으로 인한 퇴사가 37명에 이른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바이엘 노조위원장은 “이 회사의 구조조정 방식이 권고사직 혹은 해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규는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희망퇴직에 대한 논란은 국회에서도 뜨거워, 올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희망퇴직’이라는 이름 하에 벌어지는 대량 해고 사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KT와 대신증권의 구조조정 사례를 들어 “희망퇴직 이름 하에 불법적인 해고가 벌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무분별한 인력 구조조정에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의 이름을 건 불법적인 권고사직 행위가 일어날 뿐 아니라 원하는 사람이 퇴직하지 않으면 업무배치 전환, 사업장 이동, 집단적 괴롭힘 등이 횡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나서 실태를 파악하고 근로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RP, 부정적이지만은 않아 … “퇴직보상 좋은 ERP는 오히려 긍정적”

반면, 예전과 달리 ERP가 부정적인 요소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퇴직보상 조건이 좋은 ERP는 직원들이 새로운 인생을 모색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 영업사원은 “막상 직원들은 언론에서 다루는 것만큼 ERP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며 “오히려 ERP를 기다리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2012년 ERP를 진행했던 애보트의 경우 근속년수×2+8개월+12개월의 파격적인 보상금을 제시했고, 지난해 100여명의 ERP를 감행했던 GSK 한국법인은 근무년수×2+6개월 등 후한 조건을 제시했다. 50여명의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ERP를 진행했던 한국노바티스 역시 근무년수×2+8개월의 보상금을 내걸었다.

다국적 제약사의 다른 관계자는 “ERP 조건이 좋다면 오히려 재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보상금을 받아 제약업계에서 프리랜서 및 개인사업자로 근무하려고 계획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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