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자법인 조건부 허가 근거가 법도 아닌 예규라니…
영리자법인 조건부 허가 근거가 법도 아닌 예규라니…
복지부 “세법상 문제 없으니 조건부 허가도 OK(?) … 가이드라인 개정 계획도 無”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5.01.2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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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최근 성실공익법인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인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복지부는 국세청의 예규를 근거로 자법인을 조건부로 허가했다고 밝혔지만 예규를 근거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복지부가 ‘영리자법인 설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지 않고 관계부처와 협의만을 거친 후 자법인을 조건부로 허가하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계획조차 없다고 밝혀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27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영리자법인 설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어겨가며 요건미달인 의료법인에 영리자법인 설립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성실공익법인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인 참예원의료재단(서울 송파구 소재)과 혜원의료재단(경기 부천시 소재)의 자법인 설립을 각각 허가했다.

자법인 설립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아직 확인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았음에도 미리 허가를 내준 것이다.

이에 김용익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자법인 조건부 허가를 비판하자 복지부는 “공식적 확인 절차 전에 자법인 주식을 취득하더라도 취득 당시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하고 이를 사후적으로 확인받는다면 증여세 비과세 대상임을 국세청이 명확히 했다”며 “복지부는 성실공익법인 요건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사후 성실공익법인 확인을 조건으로 자법인 설립을 허가를 했다”고 반박했다.

▲ 출처=포토애플/메디포토
지난해 11월 제정된 국세청 예규를 자법인 조건부 허가의 근거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가 제시한 국세청 예규는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사후에 확인받는 것을 조건으로 자법인이 설립되기 전이라도 의료법인이 자법인의 주식을 비과세로 미리 취득할 수 있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복지부는 이런 예규를 근거로 “성실공익법인 확인은 새로운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행위가 아니라 사후적 확인 행위의 성격을 갖는다”고 해석하고 이를 자법인 조건부 허가에 확대 적용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전 주식 취득이) 세법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복지부도 조건부 허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세법상 문제가 없어 조건부 허가를 인정했다고 하지만 예규는 세법과 달리 법의 존재 형태인 법원(法源)이 아니다. 법원은 헌법, 민법, 형법 등 문서의 형식으로 표현되는 성문법과 관습법처럼 문서로는 표현되지 않지만 법으로 인정되는 불문법으로 나뉜다. 예규는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행정조직 또는 특별권력관계의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며 국민에게 준수의무를 부과할 수 없고 재판의 규범도 될 수 없다.

더욱이 복지부는 자법인 조건부 허가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면서 가이드라인조차 개정하지 않았다. 기재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만을 거쳐 허가를 결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가이드라인에 조건부 허가를 추가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허가권자의 권한으로 조건부 허가를 인정한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단계도 아니고 현재까지 (조건부 허가를 추가해 개정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참고로, 복지부는 당초 영리자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영리자법인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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