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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설] ‘post IT 성장동력’ 제약산업 육성해야
  • 헬스코리아뉴스 | admin@hkn24.com
  • 승인 2016.01.0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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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의료계가 참으로 오랜만에 가쁜한 마음으로 2016년 새해를 맞는다. 10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제약시장을 향한 열의가 충만하고, 내딛는 발걸음이 당당하고 힘차다. 지금까지와는 영 다른 자세다.

그동안 매년 말이면 연례행사처럼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이 터져 만신창이가 됐던 게 저간의 초라한 제약업계 모습이었다. 지난 7년여간 지속돼온 불법리베이트 사건-조사로 우리 제약·의료계는 피폐화되고 지탄의 대상이 됐던 터다.

게다가 정부가 실거래가를 내세워 약가를 일괄적으로 내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영세한 제약산업은 신약개발을 위한 R&D 여력이 바닥난 상태여서 현상유지에 급급했다. 2012년만 해도 정부가 기등재의약품 6506개 품목의 약값을 평균 14% 인하하는 바람에 1조7000억원의 매출이 감소됐다.

현실로 다가온 20년 전 ‘과학계의 꿈’ 

그러나 2015년 3월부터 기적같은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연매출 7500여억원 정도인 한미약품이 사노피, 얀센, 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6건의 신약기술 수출계약을 맺어 최대 8조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샤를 페로의 동화에 나오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인 양 긴 잠에 빠졌던 제약업계는 공주가 이웃나라 왕자의 키스를 받고 잠에서 깨어나듯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에서 깨달음과 자신감을 얻었다. 다윗이 거인 골리앗과 싸워 이겼듯 글로벌 1등 제약사가 국내 1위 제약사보다 덩치(매출)가 100배 크더라도 전략과 작전만 잘 짜면 승산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은 재임중 “독일의 바이엘 아스피린처럼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 상업화하는 게 우리 과학-산업계의 꿈”이라고 말하곤 했다. 특허 만료된 선진국 오리지널 의약품을 베끼는 복제약 만들기도 버거웠던 때인지라 정말 꿈같은 얘기였다.

기껏 한다는 말들이 유전자 복제기술로 공룡들을 부활시켜 섬에 테마파크를 조성해 관광사업을 한다는 ‘쥬라기 공원’류의 영화를 만든다면 자동차 수십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하던 때다.

그런데 김 전 장관 등 국내 과학계가 꿈이라고 하던 일들이 20여년이 지나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왔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규모는 최대 8조원에 이른다. 110년이 넘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사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제약사가 그동안 유한양행 1개사뿐이고, 그것도 겨우 작년에야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술수출대금 8조원은 해당 기술의 상업화가 이루어져야 받게 되는 돈이다. 그렇지만 계약금만도 8000억원 수준이니 한미약품의 현재 연매출액을 상회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업화까지 완료해 완제의약품을 판매하면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중도에 기술을 넘길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업화·국제 마케팅까지 완주토록 지원 필요

그러나 현 단계에서 임상 3상까지 마친 뒤 제품허가를 받아 상품화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기까지 갈 길이 너무 멀다. 한미약품 규모의 제약사가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산업 환경은 R&D투자, 자본, 연구인력, 이 모든 게 취약하다. 임상 단계별로 부딪치는 ‘죽음의 계곡’을 넘기는 더 지난하다. 독자개발이 수익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는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제약협회 조사결과를 보면 신약개발에 10~15년이 소요되고 평균 12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물질 개발단계부터 치면 성공확률은 0.01%에 불과하다. 물론 블록버스터가 되면 연 수조원의 매출이 가능하고 이익률도 50%에 이른다.

정부는 2020년까지 연매출 1조원 이상인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 이상을 포함해 10개의 글로벌 신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목표만 설정했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새해에는 정부가 신약개발에 위험부담을 나누어 지고 지원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약가산정에서도 R&D투자를 보상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고위험, 장기투자, 고수익’ 패턴인 제약산업의 특성상 정부와 업계가 이른바 ‘파 드 되(Pas de deux, 2인무)’를 추어야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일찍이 “미래산업의 중심은 제약”이라고 갈파했다.

IT,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먹거리를 찾지 못해 고전하는 우리에게 ‘post IT’를 이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제약산업을 인식해야 할 때다. 정부당국은 이제 제약산업을 규제대상으로만 보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천하에 천리마가 없었던 적은 없다. 다만 그것을 알아보는 백락이 없었을 뿐이라는 고사 그대로 더 이상 눈뜬 장님에 머물러서는 우리를 먹여 살릴 성장동력을 찾아 키울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다. 그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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