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방 중소병원, 요양병동 ‘심폐소생술’ 될까
위기의 지방 중소병원, 요양병동 ‘심폐소생술’ 될까
경영개선·의료수요 확충까지 … “중소병원 살릴 새 PPP모델 만들어야”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6.02.0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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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병원들은 수익성 악화로 응급실 문마저 닫고 있다. 차라리 정부가 2조원 정도를 쏟아 지방의 200병상급 병원을 사서 경영을 하는 것이 어떻겠나.”

지난달 말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한 지역병원장이 정부와 토론자들을 향해 뱉은 일갈이다. 그만큼 중소병원, 특히 의료 취약지의 중소병원들은 수익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2~2014년 병원급 의료기관의 개·폐업 사례 중 95%가량은 300병상 이하의 중소병원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중소병원은 경영 리스크를 항상 안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 중소병원들의 성장과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병원들의 요양병동 개설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병영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최근 발간된 ‘병원경영·정책연구’를 통해 지역 내 중소병원의 병상 이용률을 제고하고 중소병원이 가지고 있는 병상자원을 효율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에 따르면,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중소병원의 병상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기했지만 별다른 효용은 없는 상황이다. 그 탓에 다수의 중소병원은 병동을 아예 폐쇄하거나 병동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중소병원의 유휴병동을 노인 전문 병동 혹은 요양병동으로 바꾸면 병상 활용도 증대는 물론 지방 병원들의 경영개선과 노인들을 위한 만성기 의료수요까지 확충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의료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요양병원에 병원 근무자를 직접 투입, 병원 운영의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실장의 설명이다.

이 실장은 “농어촌 지역의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적인 사업도입을 검토할 만하다”며 유휴병동 활용을 위한 대책을 제언했다.

▲ 위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 ‘병원 내 요양병원’ 전화위복 울진군의료원 = 실제로 사립병원은 아니지만 울진군의료원의 경우, 원내 요양병원 설립으로 경영난을 일정 부분 타개했다.

울진군의료원은 지난 2003년 경북대학교병원 운영 의료원으로 개원했지만 진료과 부족과 만성 적자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많았다.

▲ 울진군의료원 전경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군은 2010년 의료원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진료범위를 늘렸으며, 2011년 지자체 조례를 고쳐 130병상 중 40병상을 원내 요양병원으로 전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체 인구의 23%가량이 65세 이상 고령인 군의 특성으로 인해 요양병상 가동률이 최대 98%까지 올라간 것이다.

병원 이익도 늘었다. 지역거점공공병원 통합공시를 보면, 의료수익은 2010년 기준 54억1984만9000원에서 101억6387만5000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수입을 다 빼고 순수자체 수입만 넣어도 661만6000원에서 1233만3000원으로 늘었다.

더욱이 의료원과 군이 전용병동을 증축하고 매년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는 등 사업 규모를 넓히고 있음에도 수입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덕에 여타 공공의료원이 울진군의료원을 벤치마킹할 만큼 ‘모범 사례’가 됐다.

# 아직은 ‘불법’ … “새 PPP 모델 필요” = 다만 이같은 방법은 현행 의료법상 불법이다. 의료법 제3조2항에는 요양병상을 ‘요양병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의료기관의 종류별 표준업무규정’에도 ▲일반적인 입원, 수술 진료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진료 ▲장기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로서 입원할 필요가 있는 환자의 진료 ▲당해 의료기관에 입원하였던 환자로서 퇴원 후 당해 의료기관에서 직접 경과의 관찰이 필요한 환자의 진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요양이 필요한 ‘환자’가 아닌 노인에 대한 업무가 규정돼 있지 않은 탓이다.

울진군의료원은 2011년 지자체 조례를 바꿔서 병원 내 요양병동을 놓은 것이 가능해진 사례다. 즉 의료 취약지에 적절한 요양이 필요함에도 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실장은 “대형 종합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중간에 위치한 중소병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지속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병원을 지역사회 의료제공의 거점병원으로 육성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의 의료제공기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중소병원들을 대상으로 지역거점으로서의 공공병원 기능과 성격을 부여하는 새로운 PPP(Public-Private-Partnership) 모델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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