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 자동개시법’ 메스 뽑은 의료계
‘의료분쟁 조정 자동개시법’ 메스 뽑은 의료계
“진료환경 악화에 환자 악용 가능성도”… 헌법소원·낙선운동까지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6.02.1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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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17일 환자 사망·중상해 시 의료인의 분쟁조정 참여의사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의료계가 분노의 메스를 뽑았다.

특히 일부 단체는 해당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과 입법 추진 국회의원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펼치겠다고 밝히는 등 의료계의 분노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18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회보건복지위원회의 의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해당 법안의 복지위 통과를 “의료인의 방어진료를 확산시키는 등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민과 보건의료인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료계가 제시한 합리적인 현행 의료분쟁 조정제도의 개선방안에는 귀를 귀울이지 않은 채 포퓰리즘에 휩싸여 분쟁절차의 자동개시 조항만을 졸속으로 입법 추진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무엇보다 의료사고 중상해의 경우에는 판단의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환자 측이 느끼는 피해의 정도와 의학적 판단이 서로 달라 의료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한 충분한 논의과정 없이는 법안의 소기 목적 달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민과 보건의료인 간의 신뢰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두 단체는 지적했다.

대한평의사회도 18일 성명을 통해 “분쟁조정절차는 양측의 분쟁을 조정하는 것이고 일측 당사자가 상대방의 분쟁신청이 불합리하거나 분쟁조정이 공정치 않을 경우 조정 거부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며 “해당 법안은 판사의 영장 없이 강제수색을 가능하게 한 위헌적인 법률”이라고 밝혔다.

개정될 의료분쟁조정법 28조 3항에는 ‘의사의 동의 없이 의료기관에 출입하여 의료기관의 문서, 물건을 강제로 조사, 열람 또는 복사’ 할 수 있도록 하는 현지조사 강제개시 규정과 이를 거부할 시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이 담겨 있어 의사의 자유를 침해라는 위법적 법률이라는 것이다.

특히 환자는 언제든지 조정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소송으로 갈 수 있게 만들어 분쟁조정절차가 아닌 증거수집 절차로 악용하게 했으며 결정된 배상금까지 국가가 환자 대신 직접 의사에게 강제징수하고 연좌제인 손해배상대불제도를 규정하는 등 헌법이 규정한 연좌제금지원칙 위반, 민법의 일반채권의 원칙 위반, 과실책임 원칙 위반이 담긴 초헌법적 법이라고 평의사회는 주장했다.

평의사회는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격언을 국회 보건복지위는 교훈으로 삼으라”며 “위헌 포퓰리즘 법률이 국회통과시 즉각 헌법소원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입법 과정이 계속된다면 입법을 추진한 국회의원들의 낙선운동까지 벌이겠다는 각오다. 전의총은 18일 “국회가 의료분쟁조정 강제 개시 법안을 추진하려고 한다면 국회의원들의 낙선운동을 포함한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18일 성명을 통해 “의료사고 피해자를 돕는다는 선의의 탈을 쓴 위헌적이고 폭압적인 법안”이라며 “이 법이 실현될 경우 일선 의료현장에서 벌어질 극심한 혼란과 과도한 재정적·행정적 낭비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기초적인 행동부터 실천에 옮기는 모습을 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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