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볼건 다 해봤다 … 비뇨기과 살려달라”
“해볼건 다 해봤다 … 비뇨기과 살려달라”
비뇨기과학회 “방법은 수가 현실화뿐” … 복지부는 ‘복지부동’
  • 이우진 기자
  • 승인 2016.02.2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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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는 비뇨기과 고사정책을 즉각 시정하라!” … 23일 열린 비뇨기과 위기극복 TFT 발족식에서 학회 임원들이 복지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뇨기과는 전공의에게 가면 안되는 과가 됐다.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의대생 캠프에 의료수가 인상 노력도 했다. 효율적 전공의 수련을 위해 전체 정원을 50명으로 낮췄지만 개선될 여지가 없다. 이제는 (비뇨기과 붕괴는) 받아들여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 됐다.”

지난 2014년 비뇨기과 의사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토론회 이후 대한비뇨기과학회가 2년만에 다시 국회를 찾아 비뇨기과를 위한 ‘응급처방’을 호소했다. 2년동안 의국의 ‘대를 끊는’ 노력까지 했음에도 비뇨기과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회는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비뇨기과 위기 극복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수가 인상 및 정부 지원을 강하게 촉구했다.

“전공의는 피하고 … 개원해도 먹고 살길 없어”

2010년 80%의 전공의 충원율을 기록했던 비뇨기과는 2014년 지원율 26.1%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후 전공의 정원을 33% 줄였지만 2016년에도 전공의 지원률 37.8% 수준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수련병원 78곳 중 50곳에 전공의가 0~1명인 셈이다.

그럼에도 타 기피과에 비해 정부의 비뇨기과 지원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흉부외과만 봐도 2009년 전공의 지원율이 27.3%로 급감한 이후 정부가 나서 흉부외과 수가를 100% 인상했으며 외과 역시 2009년 전공의 지원율이 64.9%로 떨어지면서 수가가 30%가 인상됐다.

또 흉부외과·외과 전공의들은 203년부터 현재까지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을 지급받고 있고 산부인과 역시  분만건수에 따른 차등 가산, 고령 산모 분만 수가 가산, 일부 검사수가 신설 등 정부 지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작 비뇨기과에는 마땅한 도움이 없다.

고생고생해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도 금전적 문제가 비뇨기과의 발목을 잡는다. 비뇨기과 전문의 중 병원급 의료기관 근무자는 3%에 불과하고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도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의의 63%가 근무중인 비뇨기과 의원은 낮은 보험수가로 인해 비뇨기과 특성상 고가의 장비를 갖추고 노동집약적 치료행위를 해야함에도 수익성이 낮다. 26개 진료과 중 비뇨기과 전문의의 수는 전체 13위이지만 2014년 진료과별 요양급여 비용은 최하위인 2.85점에 불과해 최상위인 정형외과(7.42)와 큰 차이가 벌어진다. 결국 비뇨기과 전문의는 피부미용 등 타과 진료에 주력하고 비뇨기과계 치료를 타과에 뺏기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영구 비뇨기과학회 보험부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뇨기과 수술·처치·검사 30%·경요도 수술 100% 가산 ▲체외충격파쇄석기 신규설치 및 기계교체 시 비뇨기과 저눈의 단독전속 인력 기준 시행 ▲요양병원 8개과 전문의 가산정책 폐지 혹은 요양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가산 추가 ▲72시간 배뇨양상 기능검사·간헐적자가도뇨 교육료·요루교육료·골반저근운동 교육료 등의 수가 신설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의 오남용 발지를 위한 요양급여기준의 변경 및 제한 설정 등을 주장했다.

또 ▲발기부전·조루증 약제에 대한 비뇨기과 전문의 처방 우선권, 의약분업 예외인정 및 약마진 인정 ▲현행 11회차부터 수가를 전체삭감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 수가 조정 및 쇄석술+수술 병용 치료시 삭감 조정 등도 필요하다고 이 부회장은 강조했다.

‘이슈 없다’고 수가 인상 ‘NO’(?)

이날 토론회에서도 정부의 비뇨기과 소외를 지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민승기 학회 보험이사는 “야단맞을 각오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가장 큰 문제는 2차 병원 취직자리와 보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민 이사에 따르면, 현행 비뇨기과 진료는 상당수가 보험급여로 들어있는데 이 수가마저 ‘후려치기’된 상황이라 개원가에서 손해를 감소하면서 진료를 보는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비뇨기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고가의 장비는 적자로 인해 중고시장에 나오기 일쑤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의 환자가 2차 병원을 방문해도 상급종합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를 갈구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민 이사는 “제자들에게 ‘내가 보험이사고, 내가 일하는 동안은 수가 인상과 전문성 확보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말로 전공의들을 붙잡고 있는 실정”이라며 “종합병원 이상의 비뇨기과 환자는 늘지만 종합병원 급 응급실에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없다. 이슈가 없다고 수가를 인상해주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는데 전립선암 환자의 급격한 증가가 어떻게 이슈가 아니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마무리 단계에 이른 상대가치 2차 개정에서 기대를 걸어봤지만 우리같이 전문의 수가 적은 과는 손해볼 수 밖에 없다”며 “비뇨기과 수가를 30% 가산하면 130억원 가량이다. 얌전한 비뇨기과 의사들이 이렇게 크게 주장을 편적이 없었는데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토로했다.

▲ 왼쪽부터 임을기·정통령 과장.

하지만 정통령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원론적인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고민을 해나가겠다”며 “(수가 인상이)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전공의 부족, 수가 문제로 인해 실제 국민들이 어떤 서비스를 못받고 피해가 오는지를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로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임을기 복지부 의료자원과장은 “올해 비뇨기과 지원율이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올게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면 (전공의 수가) 몇 명이나 필요한지, 비뇨기과 전공의가 줄어들면 우리 국민들이 어떤 피해를 입을 것인지 등을 필수적으로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느냐. (2016년 전공의 지원율인) 38% 정도만 가지고 정부에서 전공의 문제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학회는 (의대생이나 전공의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해달라”며 “체외충격파쇄석술의 비뇨기과 전문의 전속의 경우, 입법 예고 까지 됐음에도 안된 것은 (정부 측의 책임이 아니라) 일선 병원에서 채용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다만 오늘 들은 이야기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같은 반응은 학회의 반발을 불렀다.

이 부회장은 “학회의 비전을 제시하라고 하는데 할만큼 했다. 수련병원을 줄이기까지 했다. 학회는 더 이상 역부족”이라며 “장기적 정책과 ‘응급처방’을 동시에 해달라. 더 이상 기다려달라는 말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뇨기과 고사정책, 시정하라”

이날 학회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비뇨기과 위기극복 TFT’를 발족하기도 했다.

TFT의 수장을 맡은 주명수 학회장은 “1년전 회장 취임 후 이제 ‘바닥’일 것 같았는데 지하실이 있는 것 같더라”며 “학회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캠페인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제는 정부가 4대 중증질환만 지원하지 말고 비뇨기과 전문의의 일자리와 수가 인상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낮은 수가와 2차 병원 내 자리 고갈, 전문의 취득 후 취업난, 정부 지원 배제 등의 문제에 대해 학회와 TFT가 나서 국민과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는 게 주 회장의 말이다.

다만 주 회장은 체외충격파쇄석술 내 비뇨기과 전문의 전속 및 배뇨일지·교육에 대한 수가는 현재 마련중이어서 이에 대한 기대는 조금이라도 걸어보겠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체외충격파는 (정부에서) 해주기로 했으니 참고 기다리겠다”며 “복지부에 너무 많은 충격을 가하면 안되지 않나. 다만 올해 안에는 (수가 지원이) 꼭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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