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음주·아빠 흡연, 자녀 알레르기 질환 부른다
엄마 음주·아빠 흡연, 자녀 알레르기 질환 부른다
  • 건협 박정범 원장
  • 승인 2016.05.0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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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최근 부모 재산에 따라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금·은·동·흙수저로 결정된다는 ‘수저 계급론’이 청소년과 젊은이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모 도움 없이는 자립하기 어려운 데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라는 열패감이 깔려 있다.

환경, 유전으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 증가

금쪽같은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앓고 있는 지긋지긋한 만성질환을 자녀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은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봄이 와서 그런지 꽃가루 알레르기로부터 기관지천식,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에 이르기까지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럼 이러한 알레르기는 과연 부모로부터 유전돼서 생기는 것일까? 아니면 점점 더 심각해지는 환경의 유해함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여기엔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다.

1960~1970년대만 해도 알레르기 질환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있어도 증상이 미약했다. 하지만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이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 공간, 미세먼지나 황사와 같은 나쁜 공기, 패스트푸드나 첨가물 등이 많은 식생활 등 환경과 위생상태의 변화에 따라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게 되었다. 분명 환경의 영향이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질환은 무조건 환경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이 유전과 관련이 있다. 즉 알레르기가 쉽게 나타나는 체질이 있고 이는 유전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에 따라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와 유전의 연관성에 대해 밝혀졌다. 먼저 이란성 및 일란성 쌍둥이와 관련하여 알레르기를 살펴보았다.

이란성 쌍둥이들의 7%가 동일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일란성 쌍둥이들은 64%가 동일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었다. 일란성 쌍둥이들은 DNA가 정확히 동일하며 이란성 쌍둥이들은 2만 5천개의DNA 유전자 중에서 약 절반만 같다.

이 결과 역시 알레르기와 유전자 간의 연관성을 확인시켜 준다. 그 확률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엄마 아빠 둘 중에 한 명만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엔 자녀의 50%가, 엄마 아빠 둘 다 알레르기 환자라면 자녀의 75%가량이 알레르기 질환에 걸린다.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10~15%의 자녀에게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 자녀의 성별에도 영향

알레르기의 유전에는 부모와 자녀의 성별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유전자는 딸에게, 아버지의 유전자는 아들에게 더 잘 전달된다.

즉 아빠가 천식을 앓았을 때 아들이 천식을 앓는 경향이 2배 높았다. 반면 엄마가 천식을 앓는 경우에는 아들보다 딸이 천식을 앓는 경우가 2배나 더 높았다. 또 아토피는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유전되어 발병 위험을 50%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한 가지 종류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에게 또 다른 알레르기가 생기기 쉽다는 것을 알아냈다. 알레르기가 없는 아이에게 꽃가루 알레르기가 생길 확률은 약 30%인데 반해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질 확률은70~80%에 이른다.

부모의 음주 흡연이 알레르기 질환에 영향

그렇다고 알레르기 질환에 유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발표한 ‘부모 음주 흡연에 따른 소아 알레르기 질환 연구’에 따르면 출산 전후 부모의 습관과 생활환경 또한 알레르기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출생부터 만 6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출산 전후 부모의 환경과 과거력 등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질환별로 상세히 보면 먼저 천식의 경우 엄마가 음주를 하는 경우 아기가 천식으로 진단받을 확률이 1.79배 증가했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아빠의 흡연은 천식 위험을 2.17배 올렸다. 천식에는 또한 모유수유 여부가 영향을 주었는데, 완전 모유수유에 비해 혼합수유의 경우 천식진단이 1.79배, 분유수유의 경우 1.99배 뛰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만 0세 때 간접흡연에 노출되었을 때 1.33배 발병률이 높아지고,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때는 2.84배 증가했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에는 엄마의 양육 스트레스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알레르기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지금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들에겐 참으로 호의적이지 않는 연구결과들이다. 그렇다면 알레르기가 있는 엄마아빠가 알레르기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앞서의 연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비록 아이가 알레르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엄마 아빠가 몇 가지 사항을 지킨다면 알레르기 발생의 위험을 낮출 방법이 있다.

첫째 모유수유다. 모유수유의 장점은 워낙 많지만 특히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보였다.

둘째 금연이다. 엄마 아빠의 흡연이 천식 발병율을 높이고 아기가 간접흡연에 노출될수록 알레르기 비염의 발병이 높아지므로 예비 엄마 아빠의 금연은 필수가 됐다. 특히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더욱 금연을 해야 한다.

셋째 금주다. 엄마의 음주가 천식 발병을 높이므로 임신 때부터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금주는 알레르기 질환의 일차 예방에 중요한 부분이다.

넷째는 집먼지 진드기로부터 아이들 보호하기다. 집먼지 진드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알레르기 원인 인자이다. 우리나라알레르기 환자 중 약 80%가 집먼지 진드기에 양성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을 먹고 살며 이를 먹고 난 배설물과 사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각질이 많이 떨어지는 침대 시트, 이불, 천 소파, 베개, 인형 등에 많이 산다.

진드기를 100% 박멸하지는 못하지만 줄일 수 있는데 일주일에 1회 이상 이불이나 인형을 60도 이상의 고온으로 세탁하고, 침구는 수시로 햇볕에 말리고 털어준다. 카펫은 깔지 않는 게 낫고 소파는 천 소재보다는 가죽으로 된 제품을 고른다.

진드기는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데, 특히 겨울철에 습관적으로 틀어놓는 가습기는 세균의 온상이 될 뿐 아니라 진드기의 번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집먼지 관리를 임신 중이나 출생 직후에만 하는 것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생후 10년간 지속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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