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전망되는 ‘文케어’ 하지만 세심해 주길
가시밭길 전망되는 ‘文케어’ 하지만 세심해 주길
  • 이동근 기자
  • 승인 2017.08.1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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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문재인 정부가 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일이 5월10일이니 당선 3개월 만이다. ‘文케어’라고 할 만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보건의료정책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예상대로 각계의 반응이 뜨겁다. 의료계에서는 ‘급진적 정책’이라며 반대, 혹은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노동계와 시민·환자단체들은 ‘공약 후퇴’라며 더 강한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의료계에서 이번 대책 발표를 과거 의약분업 사태 이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자칫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아무래도 이번 대책을 추진하면서 가시밭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한마디로 ‘모든 비급여의 급여화’다. 그동안 급여 확대 방안은 매 정부마다 지속적으로 발표됐지만, 아예 비급여를 없애겠다고 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이다.

아예 비급여를 없애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다보니 언뜻 매우 과격해 보이지만, 건강보험 보장성이 OECD 평균인 약 80%까지는 아니더라도 70%까지 올리겠다는 이번 대책의 목표는 오히려 소극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신중한 행보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대책 추진의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세심하게 살펴주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비급여 배제는 무조건 좋다? 필요한 환자들도 있다

우선 비급여의 완전 배제에 대한 우려다.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를 무조건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 사이에서는 면역항암제의 비급여 처방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기전을 인정받지 못하는 암종을 보유한 환자들이 비급여로 맞고 있는 면역항암제가 아예 비급여로도 처방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급여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는 비싼 돈을 내고서라도 선택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장성 강화 정책은 이같은 환자들을 아예 배제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안전성이 없거나 유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실손의료보험 보장범위에서도 제외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이는 아직 희귀질환 때문에 국내에서 해당 기전이 허가받지 못한 약을 처방받고자 하는 환자들의 희망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저렴한 약가책정이 신약 도입 막을수도

의료 신기술 및 신약의 도입을 막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내용 중 하나인 신포괄수가제 확대는 의료신기술의 도입을 막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이다.

포괄수가제는 말 그대로 진료비를 포괄적으로 정해 놓고 그 안에서 의사가 치료를 하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과잉 진료를 막는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겠으나, 더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난 고가 재료나 치료법의 사용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약의 도입에도 장벽이 생길 수 있다.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안을 현실화하려면 우선 약가를 임의로라도 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 약가가 제약사의 기대만큼 높은 가격이 매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이 문제다.

지금도 낮은 가격 책정 때문에 국내 도입이 미뤄지는 신약이 적지 않은데, 오리지널 제조 다국적 제조사들이 신약의 한국 도입을 더 미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결국 이같은 우려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정책을 더욱 꼼꼼하고 신중하게 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특히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책에서 피해를 보는 일부 환자들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너무 강하다’, ‘너무 약하다’는 양 극단의 불만을 토로하는 의료계와 비 의료계의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의 이번 정책 추진이 얼마나 쉽지 않을지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자칫 큰 목소리에 작은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추진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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