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大醫는 존재하는가?
우리 시대에 大醫는 존재하는가?
드라마 ‘하얀거탑’에 담긴 정책이야기
  • 고경화 의원
  • 승인 2007.06.26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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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경화 의원
깊이 몰입되어 본 작품일수록 오히려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는 한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하얀거탑’이란 드라마는 한 발짝 물러서서 이런저런 평을 하기가 선뜻 난감할 만큼 강인한 흡인력을 지닌 작품이다.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메이드인코리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장점과 매력을 스무 편의 작품 안에 응집해 놓고 있다.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정교하게 처리된 배우들의 표정변화, 극중 긴장감을 최대화하는 수준급의 OST, 살아있는 듯 역동적으로 배치된 캐릭터, 어느 것 하나 흠 잡기 어려운 수준급의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스토리라인은 통상적인 메디컬드라마와는 상당히 다르다. 난치병과의 사투라는 통상적인 소재도 다루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관심사는 대학병원이라는 거대 조직을 장악하려는 의사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이다. 그 과정에서 희생당한 힘없는 환자들, 이 약자들을 지켜주려는 양심적 목소리들 사이의 갈등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성공하는 의사’와 ‘실력있는 의사’는 다르다?

의대 동기인 장준혁(김명민 분)과 최도영(이선균 분)은 나란히 국내 최고 실력의 의과대학을 가장 우수한 실력으로 졸업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주인공이자 극중 외과 과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장준혁은 ‘하얀거탑’의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공지향형의 인간이지만 거의 영웅적이라 할만한 수술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세계외과학회장 부인의 수술에 전념하는 과정에서 잠시 소홀했던 환자가 죽음에 이르는 의료사고로 위기에 봉착한다.

반면에 내과 부교수로서 일신의 성공보다는 학문적 연구와 환자 진료에만 매진하던 최도영은 병원측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장준혁에게 불리한 양심적 발언을 하여 결국 교수직을 박탈당한다. 소송은 1심에서 장준혁이, 2심에서 환자 측이 승소하지만, 3심 선고를 앞두고 결국 장준혁은 갑작스러운 담관암 발병으로 그 치열했던 삶을 마감한다.

이처럼 장준혁이라는 ‘악역 아닌 악역’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의 시선은 그의 외과의사로서 탁월한 능력과 카리스마, 성공을 향한 집념 등에 고정된다. 하지만 그 화려한 모습 뒤에는 그처럼 능력 있는 외과의사가 성공의 길에 이르기 위해서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부조리한 의료 현실이 실랄하게 투영되어 있다.

일단 장준혁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환자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 불행한 의료사고의 원인으로 설명되지만, 드라마는 인간 장준혁이 이 환자의 생명보다 조직 내에서 의사 사회의 위계질서를 우선시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냉정하게 묘사하고 있다.

세계외과학회장의 부인 수술에 전념하는 과정에서 소홀했던 환자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이 환자의 대진을 맡았던 전임의 염동일(기태영 분)이 장준혁 과장에게 환자의 상태를 알리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한 것도 상급자의 뜻을 거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준혁은 병원 내 실세인 진료부원장(김창완 분)의 부주의로 발견하지 못한 환자의 악성종양을 발견하고도, 상급자의 위신을 떨어뜨릴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지나치기도 한다.

◆의료사고소송…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공정한 싸움인가?

이와 같은 모순은 장준혁의 과실을 따지는 법정 공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임의 염동일이 상급자인 장준혁과 병원의 과실을 덮어주기 위해 허위증언을 강요당하고 이로 인해 환자측은 1심에서 패소한다. 더구나 장준혁의 과실을 덮기 위해 병원측이 일부 의무기록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극적 요소를 위해 약간 과장된 측면도 있을 수 있겠으나, 환자와 의사 간에 극도의 정보 비대칭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의료사고 소송에서 병원 측에 유리하게 의무기록 정보를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 국회에서도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와 의료기관 간 분쟁에 대해 일정한 절차와 구제방법을 만들기 위한 의료분쟁조정법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많은 부분에서 이해 단체간 입장 차가 있지만, 특히 의료사고의 과실에 대해 입증책임을 환자가 질 것인지, 또한 의료인의 과실이 아니라 우연적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의 경우 환자에 대해 국가 등이 보상을 해줄 것인지 여부(무과실의료사고 보상), 그리고 자동차보험과 같이 형사처벌 특례조항을 삽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각자의 주장이 나름의 정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들이나, 의료분야에 대한 비전문가인 환자들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입장에서 소송에 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대원칙은 결코 간과되어서 안 될 것이다.

특히 병원측이 의료분쟁 과정에서 고의로 진료기록부를 고의적으로 위변조했을 때 처벌 규정을 마련하여 환자가 부당한 판결을 받지 않도록 법규를 정비해야만 할 것이다.

의료사고를 둘러싼 문제 외에도 이 드라마에서는 생존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를 대상으로 막대한 비용과 환자의 고통을 감수하며 연명치료(延命治療)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적 문제, 전통적 진료 가이드라인과 신의료기술 사이의 선택 문제 등 비전문가들이 평소 들여다 보기 어려운 의료현장의 복잡한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小醫治病 中醫治人 大醫治國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이 드라마를 본 후에 장준혁을 비난하는 시청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러한 조직의 부조한 현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자각 때문일 테고, 분명 장준혁이라는 캐릭터 속에서 한 명의 실력 있는 외과의사가 가지는 가치와 위대함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모든 이의 가슴 속에 한 명의 위대한 의사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커다란 지를 알 수 있다.

“소의(小醫)는 질병을 고치는 의사이고, 중의(中醫)는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의사이며, 대의(大醫)는 사회의 병까지 고치는 의사이다.

小醫治病 中醫治人 大醫治國이라는 말이 공염불로 그치지 않도록, 그리고 장준혁과 같은 위대한 의사가 현실의 부조리함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도록 의료현실을 고쳐나가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헬스코리아뉴스-

고경화 의원(국회보건복지위원회/한나라당/초선/비례대표) 약력
[학 력]
- 서울여자고등학교 졸업
-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 이화여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
- 이화여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수료

[경 력]
- 한나라당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
- 국회 정책연구위원(1급)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 국회 국민연금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위원
- 국회 저출산 고령화 특별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식품안전 T/F팀 위원장(현)
- 연탄은행전국협의회 이사(현)
- 국회 민생정치연구회 회장(현)
- (재)김치사랑 범국민운동본부 고문 (현)
- 한나라당 제6정책조정위원장 (현)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 (현)
- 전국실종아동인권찾기협회 고문(현)

고경화 의원 홈페이지 : www.kokh.net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국회의원회관 437호(150-701)
전화 : 02-788-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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