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발된 PNH 신약 ... 환자 삶의 질 달라질 것”
“새로 개발된 PNH 신약 ... 환자 삶의 질 달라질 것”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 이종욱 교수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1.0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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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존의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치료제보다 좀 더 진화된 신약이 개발돼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이 약물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아 조만간 국내 사용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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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약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종욱 교수(혈액내과)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라블리주맙'.

이 교수는 8일 헬스코리아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달 20일 라불리주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이 됐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후생노동성은 검토 중에 있다. (두 나라의 검토가) 금년 상반기 내에 결정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PNH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은 적혈구 세포막을 구성하는 단백성분 생성에 관여하는 X-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야간에 용혈 현상을 일으켜 혈색 소변을 보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20대 및 30대 성인에서 발병하며 약 10%는 소아환자다.

PNH는 국내 환자가 200~3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워낙 희귀한 질환이다. 제약회사들은 수익성을 우려, 약물 개발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나온 약물도 미국의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에서 개발한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가 유일하다. 이 신약은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 도매상으로 알려진 '한독'이 국내 판매를 대행해왔다.  

이 때문에 솔리리스는 2012년 9월 가장 비싼 가격으로 국내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당시 솔리리스의 보험등재 약가는 병(30m)당 736만629원. 이 가격은 리펀드 계약으로 등재한 ‘표시가격’이므로 실제가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당시 복지부는 환자 1인당 약값으로 연간 5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종욱 교수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라블리주맙의 탄생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개발사는 에쿨리주맙을 개발한 알렉시온이지만, 연간 약값이 4억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라블리주맙의 한국 식약처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낙관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유럽, 일본의 허가를 받고나면 식약처에서 큰 문제없이 통과돼 신약출시는 올 하반기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 이종욱 교수가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라블리주맙 반감기 8주 … 기존 약물보다 4배 길어 ... 환자 삶의 질 달라질 것”

이 교수는 신약 라블리주맙과 기존의 에쿨리주맙(제품명 솔리리스)의 차이에 대해 “반감기가 늘어난 것”이라며 “2주마다 정맥주사를 맞아야 했던 에쿨리주맙에 비해 (라블리주맙은) 반감기가 4배 정도 길어 치료 간격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장점에 대해 묻자 “이번 연구 설계는 비열등성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기존약과 차이가 없으면서 다른 장점에 대해 입증하면 되는 연구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요즘은 기존의 약이 너무 좋기 때문에 (신약의 경우) 우수성을 보여주기가 힘들다. 하지만 비열등성 연구의 장점은 가격이 더 싸다 던지, 반감기가 길다 던지 등의 다른 장점을 밝혀내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라불리주맙은 에쿨리주맙과 기전이나 효과는 비슷하지만 환자는 2주마다 병원 오는 것을 두 달에 한번만 와도 됩니다. 휴가를 가던, 출장을 가던, 좀 더 자유롭게 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거지요. 반감기 하나로도 충분한 장점이 될 수 있어요. 평생을 맞아야하기 때문에.”

 

이 교수는 병원 방문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경감도 라블리주맙의 장점으로 꼽았다. 

“환자들의 경우 서울에 사는 분들이 아닙니다. 부산, 김해, 원주 등 다 지방에서 와요. 부산에서 2주에 한번 씩 올라오려면 KTX 왕복비용, 서울역에서 병원까지 차비, 식비 등 치료비를 제외하고 못해도 14~15만원은 들어갑니다. 혼자 오는 경우도 있지만 보호자가 동행을 하게되면 비용은 두 배가 됩니다. 한달에 적어도 30만원의 비용이 들었던 것을 절약할 수 있다고 봐야지요.”

라블리주맙은 현재 국내 18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기 위한 필수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정맥주사 외 피하주사 신약 개발 중 ... 알약도 임상시험 중”

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에쿨리주맙과 라블리주맙을 개발한 알렉시온(Alexion) 외에도 7개의 회사가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쿨리주맙과 라블리주맙이 정맥주사라 병원을 방문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Amgen, Roche, Novartis, Akari, Rapharma, Apellis는 피하주사제를, Achillion은 알약으로 복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임상 중에 있다.

다만 피하주사의 경우 주사액이 들어갈 수 있게 펌프를 달아야해 불편감이 있고, 알약의 경우 하루 3번 8시간 간격으로 시간을 엄수해 약을 꼭 복용해야하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피하주사에 대한 임상시험은 세브란스병원 한곳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여러 약물이 개발되면 환자의 치료제 선택도 중요하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정맥주사를 놓았다가 알약으로 바꾼다던지 하는 것은 임상을 통해 부작용 및 치료효과가 입증된 바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약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치료제 개발 ‘환영’”

환자들은 여러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라블리주맙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한 환자는 “한달에 2번씩 병원을 내원해야해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8주에 한번 씩 맞아 편하다. 병원에 와야할 때 쯔음 스케줄도 생기고 해서 부담이 있었는데 기간이 늘어나서 너무 좋다”고 반겼다.

또 다른 환자는 “2주에서 8주로 늘어나서 너무 좋다. 효과는 유지되면서 기간이 더 늘어나는 약도 하루빨리 개발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은 PIG-A 유전자 변이로 적혈구를 보호하는 단백질 합성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파괴된 혈구세포가 소변과 함께 섞여 콜라색 소변(혈색뇨)을 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적혈구가 체내 보체공격을 받아 파괴돼 적혈구 수혈을 해야하고, 용혈로 인한 신부전, 혈전증, 폐동맥고혈압, 평활근수축(심한 복통) 등 합병증이 나타난다. 인구 100만 명당 10~15명이 발생할 정도로 희귀질환이다.

그렇다고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골수 이식으로 완치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나와 맞는 골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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