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디스 벗 구디스] 만병통치약처럼 쓰였던 ‘안티푸라민’
[올디스 벗 구디스] 만병통치약처럼 쓰였던 ‘안티푸라민’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9.02.2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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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가면 도태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의약품이 있다. 오래됐지만 그래서 더 좋은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라고 부를 만한 약들이다. 우리 곁에서 오랜 친구처럼 친숙한 의약품들의 탄생 비화와 역사, 장수 비결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안티푸라민' 전체 제품군
'안티푸라민' 전체 제품군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약이 없어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시절. 국민들의 아픔을 달래주던 약이 있다. 유한양행 '안티푸라민'이다. 옛 어른들은 이 약을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해 자식들이 배가 아프다 하면 배에, 코감기가 걸렸을 땐 코밑에 발라줬다. 

군사 독재 시절의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 '남영동 1985' 속에서는 어머니가 주인공에게 정성껏 '안티푸라민'을 발라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격변의 역사 속에서 우리 곁을 지켜준 엄마 손 같은 의약품이 바로 '안티푸라민'이다.

주위에서 안 써본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동안 '안티푸라민'은 익숙하고 친근한 가정상비약 역할을 해왔다.

'안티푸라민'의 역사는 지난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모든 약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던 시절, 유한양행 창립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는 의사 출신 중국인 부인 호미리 여사의 도움을 얻어 첫번째 자체 개발 의약품으로 '안티푸라민'을 선보였다. 
 
'안티푸라민'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반대'라는 뜻의 안티(anti)에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키다'는 뜻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바꾼것이다. 제품의 특성을 그대로 설명한 '항염증제', '진통소염제'라는 의미다.

'안티푸라민' 명칭을 처음 제안한 이가 누군지에 대해선 명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다만, 창업자의 뜻에 따라 지어진 이름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유일한 박사가 '안티푸라민'이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것을 경계해 명확한 제품명을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안티푸라민'의 주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칠로 등이다. 소염진통작용, 혈관활장작용, 가려움증 개선 작용 등의 효과가 있다. 다량의 바세린 성분을 함유해 보습 효과도 뛰어나다.

 

'안티푸리민' 녹색 철제 캔 디자인.
'안티푸리민' 녹색 철제 캔 디자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티푸리민'의 모습은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가 그려진 모습이다. 가정상비약으로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1961년 변경한 디자인이다.

이후 '안티푸라민' 연고는 사용과 보관의 편리성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캡 형태로 변모했다.

변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지난 1999년 로션 타입의 '안티푸라민S로션'을 출시하고, 100ml 용기에 지압봉을 부착, 환부에 약물을 펴 바르면서 마사지할 수 있게 제품을 차별화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안티푸라민'의 파프 제품 5종(안티푸라민파프, 안티푸라민조인트,안티푸라민허브향, 안티푸라민쿨, 안티푸라민 한방 카타플라스마)과 스프레이 타입의 '안티푸라민쿨에어파스'를 선보이며 '안티푸라민패밀리'를 구성했다.

최근에는 동전 모양 '안티푸라민코인플라스타', 잘라 쓸 수 있는 '롤파스'까지 출시했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에 한층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안티푸라민패밀리'는 80년이 넘는 장수브랜드임에도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또 다른 비상을 시작하고 있다.

20~30억대에 머무르던 매출은 2013년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7에는 190억원에 달했다. 연매출 100억을 넘어서면 이른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제약업계에서 노익장을 제대로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창립 92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100년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유한양행의 기업 역사는 물론 많은 이들의 추억과 현대사의 아픔까지 담고 있는 국민 브랜드 '안티푸라민'도 100년을 넘어 사랑받는 장수제품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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