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의약품 사용기간 지침 마련할 것"
"개봉 의약품 사용기간 지침 마련할 것"
"미국 약전 유효기간 정제 60일 산제 30일 ... 국내 현실과 맞지 않아"

"소포장·그래뉼 제형 개발 등 제약사 노력도 필요"

“가이드라인 마련해도 강제성 없어 실효성은 미지수"
  • 이민선 기자
  • 승인 2019.05.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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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질향상이사

[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병원약사회가 의약품 개봉 후 적정 사용기한을 설정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다.

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질향상이사(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주사조제UM)는 지난 16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진행한 '2019년 병원 약제부서 관리자 연수교육'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나 이사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지킬 수 있고, 약사들이 일선 업무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른 병원 근거자료 수집 등을 통해 현실적인 개봉 의약품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병원약사회 질향상위원회는 5월 중으로 개봉 후 사용기한 설정 근거 자료를 수집하고, 질향상위원회 결정(안) 검토요청을 거쳐 8월 내 개봉 후 사용기간 안전사용지침을 작성해 협회 게시판을 통해 안내할 방침이다.

약사계에서 의약품 개봉 후 사용기간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용기간이 지난 의약품은 화학적 불안정을 초래해 활성 성분이 낮아지거나, ph 변화, 박테리아 및 기타 미생물학적 오염 위험 등을 증가시킬 수 있어 환자에게 유독하고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질향상이사·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주사조제UM은 "제약사에서 제공한 용기에 담겨져 있을 때와 실제 환자에게 조제됐을 때에는 서로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며 "물리학적, 생물학적 오염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안전성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개봉된 의약품은 본래 의약품 보관 조건과는 다른 환경에서 보관되므로 제품의 원래 사용기한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특히 알약을 가루약(산제)으로 분제하거나 현탁액 등으로 조제할 경우, 성분들이 섞이면서 약의 효능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의약품 개봉 후 사용기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나양숙 이사는 "가이드라인 마련 시 현재 미국약전인 USP의 개봉·소제·조제의약품 기준을 참고할 것인가라는 논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알약을 깨서 다른 약들과 한 포에 넣어 제공하는 등 기준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USP 조제의약품 유효기간 기준을 살펴보면 해당제품 유효기간 내 조제일로부터 정제조제는 180일, 산제조제는 30일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의약품을 각각 따로 조제하는 미국과 달리, 산제를 혼합해 제공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서로 다른 염기를 가진 약물들의 충돌 등 해당 약품들이 그 안에서 어떠한 화학작용을 할지 알 수 없다. 국내에서는 병원 처방일수의 제한도 없어 미국의 약전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 나 이사의 설명이다.

산제가 아닌 정제도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고, 반점이 생기는 등 외형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나 이사는 “개봉된 정제의 변질을 막고, 보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1차적으로 제약사에서 소포장(100정에서 30정 등)을 하고, 조제 시 약국에서 약을 직접 갈 필요가 없도록 안정성이 확보된 그래뉼 제형의 약물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더라도 강제성이 없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 이사는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을 띄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제약 시장 또한 크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제약사가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방 기간이 짧아지면 환자는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거나 집에 보관하고 있던 약물을 버려야해 불만이 나올 수 있고, 결국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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