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바이오헬스 육성책 시작부터 난관 ... "삼성같은 사기 기업에 혈세 쏟아붓는 꼴"
정부 바이오헬스 육성책 시작부터 난관 ... "삼성같은 사기 기업에 혈세 쏟아붓는 꼴"
제품 성분도 몰랐던 코오롱생명과학 … 분식 회계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메디톡스, 품질 조작 의혹 휘말려 … 시민단체 "규제부터 챙겨라"

추락한 신뢰에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비판 목소리 잇따라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9.05.24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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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신산업으로 선정, 연간 4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최근 일부 제약사가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의혹에 휘말리면서 이 같은 정부의 기조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신산업으로 선정, 연간 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제약업계 내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의혹이 잇따르면서 정부의 기조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에 연간 4조원을 투자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한국의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선언에 제약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제약사가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의혹에 휘말리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탓에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제약업계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기조에 반대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3일 공동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번 정책의 문제점 네 가지를 꼽았는데 그중 두 가지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제약사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저지른 '인보사' 사기 사건은 국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인허가 기간의 단축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박근혜 정부부터 시작된 인허가 단축 및 우회 허가 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성명은 "이런 상황에서 누구를 위해 무슨 근거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인허가 단축을 강행하고, 기업들이 그토록 바라는 우선 신속심사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이 19년 개발 끝에 시판허가를 받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는 발매 2년 만에 제조와 판매가 중지됐다. 원래 들어있어야 할 성분인 연골세포 대신 신장유래세포를 함유한 제품이 임상단계부터 사용됐을 뿐 아니라 허가 이후에도 판매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성분이 뒤바뀐 것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회사 측이 이미 2년 전에 미국 법인에서 성분이 바뀐 사실을 인지했다고 실토하면서 불신여론은 더욱 커지는 상황. 이에 식약처는 미국 법인 실사에 돌입했고,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를 비롯한 소액주주와 시민단체들은 사기 혐의로 코오롱생명과학과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이어가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도 인보사 사례를 들며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 생태계 걱정은 거두고 안전관리규정부터 다시 만들어라"고 촉구했다. 

건약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보사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그 어떤 안전 관리 방안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아직도 산업 육성, 규제완화만을 외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서도 규제 완화 정책만을 나열했다. 그나마 없는 규제마저 완화하겠다는 발상이 놀라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삼성같은 사기 기업에 혈세 쏟아붓는 꼴"

이들이 문제 삼는 건 비단 코오롱생명과학뿐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 회계 의혹으로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여주듯 현재 한국의 바이오헬스 산업계는 사기와 주가 조작을 벌이며 거품 경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며 "바이오헬스 산업에 국민 세금을 2025년까지 연간 4조원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혈세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사기 기업에게 갖다 바치겠다는 공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가 지난달 1일 열린 '인보사 자발적 유통·판매 중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죄의 뜻을 대중 앞에 담아 머리를 숙였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가 지난달 1일 열린 '인보사 자발적 유통·판매 중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죄의 뜻을 담아 대중 앞에 머리를 숙이고 있다.

인보사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논란은 전국을 강타한 이슈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또 다른 제약사가 의혹에 휩싸이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더 차가워지고 있다. 이번 논란의 주인공은 메디톡스다.

JT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6월까지 18차례에 걸쳐 4만7000여 개의 제품을 생산했다. 그중 효과 부족 등 불량을 이유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1만6000여 개를 폐기했는데, 이후 정상 생산된 제품에 해당 폐기 제품의 번호가 나란히 기재돼 있었다.

불량품이 반복 생산되면 원인을 밝힐 때까지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회사 측이 불량으로 폐기된 제품번호를 정상 제품번호와 바꿔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정황은 당시 직원의 메모와 업무일지, 임원들 간 주고받은 E-메일에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의 이름도 E-메일 수신인에 있었다고 JTBC는 보도했다.

실험용 원액을 사용해 만든 제품 일부를 국내외에 판매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일부 생산내역서 원액 배치란에는 'SBTA'라는 표시가 있었다. 이는 '실험용'이라는 의미를 뜻하는데, 해당 원액을 사용한 제품이 국내·외에 팔린 것으로 돼 있었다. 2013년 작성된 생산내역서에서는 원액 배치란에 괄호를 치고 또 다른 원액의 번호를 적은 사실도 드러났다. 바뀐 번호의 원액은 식약처 허가를 받기 이전에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메디톡스 삼성동 본사 사옥
메디톡스 삼성동 본사 사옥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메디톡스의 주력 제품인 '메디톡신'이 생산과정에서 제대로 된 멸균처리 없이 10년 이상 상당수 판매돼 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3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메디톡스 전 직원 A씨는 최근 약사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면서 메디톡스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했다. 

메디톡스는 현재 오창1공장과 오송3공장에서 국내용 혹은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메디톡신'은 동결건조기로 바이알(Vial) 안에 들어있는 보툴리눔톡신균주 등 액상성분을 분말가루로 만들어 생산된다. 따라서 동결건조기는 지속해서 멸균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오창1공장에서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A씨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는 경쟁사인 대웅제약 측의 음해라고 해명했으나, 해당 보도가 나간 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는 메디톡스와 제약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논란과 의혹이 계속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기조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메디톡스 등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은 차치하고 의약품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적지 않은 힘이 실리고 있다"며 "제약업계가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정부도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를 온전히 관철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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