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한국 노인의료⑥] “초고령사회 대비 전라남도로 오세요”
[100세시대 한국 노인의료⑥] “초고령사회 대비 전라남도로 오세요”
[인터뷰] 박종춘·강민구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교수 · 박광성 노화과학연구소장

우리나라 유일 초고령사회 진입 ... 65세 이상 인구비율 21.8%

2014년 빛고을전남대병원 개원과 함께 노년내과 개설

모든 노인 환자 수술 전 평가 전담 ... 전문진료 실시

코호트 구축 등 100세 시대 각종 노화연구 활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6.28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술의 발달로 늘어난 노년의 시간은 병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51%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 서비스가 치료 중심에서 건강관리와 예방 중심으로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는 ‘유병장수’ 시대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을까?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노인 의료의 현주소를 분석, 대안을 제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빛고을전남대학교 노년내과 박종춘 교수(오른쪽)과 강민구 교수(왼쪽).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전라남도는 우리나라 광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8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전라남도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21.8%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고령사회 기준인 20%를 넘겼다. 14세 이하 유소년 100명당 65세 노인인구 수를 뜻하는 고령화지수도 181.0을 기록해 역시 17개 지자체 중 가장 높다. 이러한 추세는 20년 가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이러한 흐름을 맞아 지난 2008년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노인병클리닉을 열었다.

이후 야심차게 시작한 화순병원 노인병클리닉은 의료진들의 노인의학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환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3년 만인 2011년 문을 닫았다. 그러다가 2014년 빛고을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개설과 2017년 대학부설 노화과학연구소 출범 등을 계기로 노인의료에 대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현재 전남대병원의 노인의료 진료는 빛고을전남대병원 노년내과 박종춘 교수와 노화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비뇨기과 박광성 교수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노인 특화진료를 위해 전남대병원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과 미래 계획 등에 대해 이들 두 교수에게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에는 이 병원 최초로 올해 3월부터 노년내과 전담의로 일하고 있는 강민구 교수도 함께했다.

 

노년내과 박종춘 교수
"만들려고 생각한 건 오래 됐어요"

“만들려고 생각한 것은 오래됐어요.”

전남대병원 노년내과는 광주 동구에 있는 본원이 아니라 남구에 위치한 류마티스와 관절염 전문센터인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에 위치해 있다. 현재 이곳을 이끌고 있는 박종춘 교수는 “2014년, 왜 본원이 아니라 빛고을병원에 생겼는가?”하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후 박 교수는 화순 노인병클리닉 개소와 시행착오 끝에 문을 닫게 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난 10여 년간의 노년내과 발자취를 천천히 풀어놨다.

 

빛고을전남대학교 노년내과 박종춘 교수

Q. 빛고을 병원에 노년내과를 만든 취지, 그리고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박종춘 교수(이하 박) : 저희 과는 2014년 빛고을전남대병원 개원과 함께 노인환자에게 최적화된 양질의 임상진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호남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과입니다. 노년내과는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환자의 통합진료를 하는 곳입니다. 노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노인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 의료 인력이 환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치료하는 곳이라 하겠습니다.

대상 환자는 모든 노인이며 노인병을 갖고 있는 경우 젊은 환자도 대상이 됩니다. 노인병이라 함은 어르신들에게 흔한 질환이거나 노인에게 특수하게 일어나는 모든 병을 말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치매나 우울증, 골다공증 및 골절, 관절염,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신장질환 등 많은 질환이 해당됩니다.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연혁]

- 2008년부터 3년간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노인병클리닉이라는 이름으로 박종춘, 김주한교수, 정형외과교수 등이 참여하여 3년간 진료함.

- 2014년 3월부터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에서 노년내과라는 이름으로 박종춘, 조동혁, 김유일, 김계훈, 박동진 교수의 진료가 시작됨.

- 2019년 3월부터 노년내과전담교수 로 강민구 교수가 합류함.

 

2014년 빛고을전남대병원 개원과 함께 자리잡아

Q. 전남대병원 본원이 아닌 빛고을전남대병원 개원과 함께 자리 잡은 이유가 있을까요?

박 :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본원에 새로 공간을 내기에는 조정해야 할 것이 많은데 비해 새로 여는 병원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간을 확보하기가 쉬웠고, 둘째는 류마티스 및 관절염 전문센터다 보니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자주 찾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원래 이러한 노인전문 진료과가 있어야 한다는 논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고요. 그 결과로 2008년에는 화순전남대병원에 노인병클리닉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Q. 컨트롤 타워 역할을 누가 맡고 계시며 의료진 구성은 어떻게 돼 있는지요?

박 : 컨트롤 타워 역할은 최연장자인 제가 맡고 있으나 과장 및 의국장은 반년에서 1년마다 순환하여 맡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합류한 강민구 교수가 노년내과를 전담하고 있고 저를 비롯한 조동혁(내분비내과 겸직), 김유일(호흡기내과 겸직), 김계훈(순환기내과 겸직), 박동진( 류마티스내과 겸직) 등은 다른 과와 함께 노년내과 환자도 보고 있습니다.

Q. 아 그렇다면 올해 3월까지는 노년내과만을 전담하는 교수님들은 없었던 것이군요.

박 : 예 맞습니다. 아무래도 독립된 과목으로 수가를 받기 힘든 문제가 있다 보니 계속 전담인력의 필요성은 제기됐지만 올해에 와서야 전문 담당 인력을 충원하게 됐습니다.
 

"모든 노인 환자의 수술 전 평가 시행"

Q. 노년내과는 타 진료과목과의 협진이 중요한데요. 협진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요?

박 : 저희 병원은 1층에 류마티스·관절 분야, 2층에 내과계 및 타 분야의 통합 진료실이 있어 서로 협진하기가 편리합니다. 저희 과에서 모든 노인 환자의 수술 전 평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Q. 전라남도 지역 그리고 빛고을전남대병원 노년내과만의 특징을 소개해 주십시오.

강민구 교수(이하 강) : 전라남도 지역은 알고 계시듯 우리나라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한 초고령사회로 노인 환자의 비율이 높습니다. 게다가 노인 혼자 사는 경우가 많고 가난하고 대도시 병원을 방문하는 교통이 불편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저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은 아직 규모가 작고 연륜이 낮아 환자수가 적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점이 오히려 진료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여러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충분한 진료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여러 분야의 진료진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 오히려 여유 있다는 점이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보다 유리합니다. 특히 완전 치유보다는 재활 등 질환의 관리가 필요한 노인 환자에겐 더욱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빛고을전남대학교 노년내과 진료실

 

"지역 특성 상 2박 3일 일정으로 내원하는 분도 있어"

Q. 내원하시는 환자들은 주로 어떤 병을 앓고 계시며 대강의 연령층은 어떻게 되시는지, 그리고 오시는 분 중에 멀리서 오시는 분은 얼마나 멀리에서까지 오시는지요?

강 : 흔한 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치매, 우울증, 골다공증 및 골절, 관절염,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신장질환, 각종 암 등입니다. 보통 3가지 이상 여러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연령층은 80-90대가 많아 60대가 방문하면 젊은 환자에 속합니다.

이곳 지역 특성 상 한 번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어 개선돼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오지인 경우 버스를 2-3회 갈아타야 해 한 나절이 걸리거나 택시를 대절해 방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신안군 등 멀리 섬에서 방문하는 경우 섬에서 나와 목포나 광주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료 후 돌아갈 때 또 하루 육지에서 자고 그 다음 날 배를 타고 섬으로 돌아가므로 병원 올 때마다 2박3일 일정을 생각해야 하는 환자도 있고요.

Q. 그동안의 느낀 힘들었던 점 그리고 남기고 싶은 말 자유롭게 해 주십시오.

조·강 : 노년내과 또는 노인병 진료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심지어 의료진 중에서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노인 진료 의료 수가가 아직 너무 적어, 시간과 다양한 의료진이 참여해야하는 노인 진료에 병원 경영진이 필요성은 인식하나 선뜻 이 분야에 투자를 하지 못해 발전이 느립니다.

 

노화과학연구소 박광성 교수
"노년내과와 함께 초고령 대상 코호트구축사업 진행"



전남대학교는 지난 2017년 국내 고령화지수가 가장 높은 광주·전남지역에서 저출산·고령화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화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이 지역 노인인구들의 노화 과정과 장수 비결 분석, 그리고 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노년내과 의료진들도 핵심 연구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광성 교수는 연구소의 역할과 노년내과와의 상호 협력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전남대학교 노화과학연구소현판식

 

초고령사회 전남지역서 노화 및 장수 연구

Q. 먼저 노화과학연구소 설립 배경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광성 교수(이하 박) : 전남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고령자비율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한 지역입니다. 노화 및 장수연구와 노인질환에 대한 연구와 사업을 위해 2002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에 노화연구소가 설립된 이래 노인의학센터로 운영되고 있는데 다학제간 융합연구와 노화과학분야 전문인력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2017년 4월에 전남대학교 부설연구소로 설립됐습니다.
 

Q. 주로 어떤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박 : 저희 연구소는 건강백세사회를 비전으로 하여 활력있고 스마트한 건강노화로 기대수명 뿐만 아니라 건강수명도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장수연구로서는 백세인연구와 초고령인 코호트구축사업을 하고 있고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반 활력노화 융합연구사업, 노인건강모니터링센터 구축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기백세인 연구 후 20년 간 변화 양상 발표할 것"

Q. 알리고 싶은 성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 : 노화 및 백세인연구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인 박상철 교수님이 2018년 전남대학교 석좌교수로 오셔서 2001년 초기 백세인연구를 하셨던 전라도 구례, 곡성, 순창, 담양의 장수벨트지역을 대상으로 저희 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여름 17년만에 다시 같은 지역의 백세인 건강상태와 생활환경 연구조사를 실시했습니다.  60여명의 백세인을 포함해 약 200명의 초고령인을 대상으로 면담연구조사를 시행했고 이 연구결과는 초기 백세인연구와 비교해서 첫 조사 이후 변화 양상에 대해 분석해 학계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전남대학교 노화과학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광주복지재단 빛고을 노인건강타운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Q. 광주복지재단 빛고을 노인건강타운과의 업무협약을 맺은 것으로 아는데요?

박 :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은 광주광역시가 2009년 설립해 하루 평균 5,000여명의 60세 이상 어르신이 방문을 하고 있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노인여가문화시설입니다.

노화과학연구소는 2018년 빛고을 노인건강타운과 건강노화연구를 위해 MOU를 맺고 광주광역시의 지원으로 노인건강모니터링센터 구축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책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기획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년내과 교수진과 백세인연구사업 함께 진행
'한국백세인코호트 구축사업'도 실시

Q. 노화과학연구소와 노년내과와의 상호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박 : 노년내과 교수진은 노화과학연구소의 핵심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백세인연구사업을 같이 수행했고요. 올해도 구곡순담 장수벨트지역에 고령인을 대상으로 노화과학연구소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박 : 전남대학교 노화과학연구소는 건강백세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백세인코호트 구축사업을 국책사업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정보통신 융합기술을 통해 건강수명을 늘려 기대수명과의 간격을 줄임으로서 건강장수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려고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