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국 韓, 의약품 유통은 '아날로그'
IT 강국 韓, 의약품 유통은 '아날로그'
글로벌 의약품 유통 시장 2026년 249조원 전망

러시아, 일반약 온라인 유통 허용 후 관련 시장 급성장

美·英·日 등 선진국뿐 아니라 中·印 등도 온라인 유통 활기

韓, 의약품 온라인 B2C 불법 … 논의조차 쉽지 않아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9.07.16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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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글로벌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진국뿐 아니라 한국의 주변국들도 너나할 것 없이 규제를 완화하며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IT 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은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고집, 급변하는 시장 정세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의 온라인 의약품 유통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9월 '원거리 방식에 의한 의약품 소매 거래에 관한 러시아 연방법'이 개정돼 일반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를 합법화되면서 현재 730억 루블(한화 약 1조3709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전체 일반의약품 시장의 4% 정도로 15%에 달하는 서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러시아의 의약품 온라인 유통 시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자 현지 유통업체들은 관련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전체 유통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X5 리테일'은 지난 6월 자회사인 'OMNI', 'Perekrestok.ru'와 함께 온라인 의약품 판매를 위한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온라인 일반의약품 판매를 추진 중이다.

X5 리테일은 Perekrestok.ru를 통해 고객들이 약국에서 직접 약을 주문할 수 있게 하고, OMNI는 X5 리테일의 브랜드 매장에 1400개의 약국 픽업 포인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일반의약품의 온라인 유통이 활기를 띠면서 최근 러시아에서는 처방의약품도 온라인 유통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포털 'Rambler', 'Mail.ru 그룹', 인터넷 유통업체인 'OZON' 등이 포함된 전자통신협회는 최근 러시아 국회의장에게 "배송주체와 지역을 한정하지 말고 처방의약품의 경우에도 특정 리스트에 포함된 경우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게 해달라"며 의약품 판매에 대한 현행법 수정을 요청했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 시장 연평균 18.7% 성장
2026년 2113억 달러 예상 ... 美·英·日·中·印 등 활발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왓치(Marketwatch)'는 세계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의 규모가 지난 2017년 449억5000만달러(한화 약 53조185억원)에서 매년 18.7%씩 증가해 2026년에는 2113억6000만달러(약 249조4048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다수 국가가 온라인 의약품 유통을 시행 또는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인도 등 5개 국가는 이미 온라인 의약품 유통망이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B2C 형태로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전문의약품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이 중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온라인 의약품 유통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인도는 지난해 5월부터 온라인 의약품 유통을 위한 면허취득 조건을 간소화해 온라인에서 의약품 유통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7년부터 '아마존재팬'에서 전문의약품 구매가 가능해졌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대형 유통 기업이 의약품 온라인 유통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107억3500만달러(한화 약 12조6619억원)에서 2021년 232억4400만달러(약 27조416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관련 시장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온라인 커머스 회사 '아마존'이다.

도서·의류·신발·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아마존은 지난 1999년 일반의약품 쇼핑몰 '드럭스토어'의 지분을 40% 인수하며 의약품 유통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6월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필팩'을 약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에 인수하며 미국 50개 주에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유통할 수 있는 허가를 취득,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韓, 제약사-약사 의약품 온라인 판매만 허용
온라인 B2C는 불법 … 현행법 한계
정부·직역·산업 간 이해관계도 충돌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의약품의 온라인 유통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약국에서만 약을 사야 하는 보수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약사와 약사 간 판매는 온라인이 허용되지만, 소비자에 대한 최종 판매는 약사를 통해 이뤄져야 하는 탓에 유통 업체를 통한 온라인 B2C 거래는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전면 금지돼 있다. 온라인 판매약은 위조 가능성이 있고 품질 보증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형 유통 업체가 의약품 온라인 유통 시장에 가세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제약사들은 발품을 팔지 않아도 전국에 깔린 넓은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고, 환자들은 오프라인보다 저렴하고 표준화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유통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 관련 직역 및 산업 간 이익 관계 등 부정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의약품의 온라인 유통은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태다. 국회에서도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를 차단하는 법안은 꾸준히 발의되고 있지만, 기업을 통한 온라인 B2C를 허용하는 법안은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온라인 유통은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도 글로벌 규제 조화를 외치고 있다.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의약품 온라인 유통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뒤처지지 않도록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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