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격의료 허용 ... 사회적 갈등 또 재연
강원도 원격의료 허용 ... 사회적 갈등 또 재연
정부, 2023년까지 규제자유특구 지정 … 격오지 중심으로 원격의료 시행

시민단체 “안전과 효과, 비용효과성 등 입증되지 않아” … 철회 주장 '반발'

국회도 부정적 … 원격의료 활성화 의료법 개정 쉽지 않을 듯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7.3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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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최근 강원도 원주시가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원격의료를 시행하게 된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원주시 등 정부 측은 의료기기 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원격의료가 발전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보건의료계와 시민사회 측은 그동안 정부가 수없이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펼쳐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규제자유특구 지정과 원격의료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규제자유특구’ 지정 강원도 원주 … 2023년까지 원격의료 시행

중소기업벤처부 박영선 장관이 23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가 열린 이후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벤처부)
중소기업벤처부 박영선 장관이 지난 23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가 열린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벤처부)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는 최고 심의 및 의결기관인 규제자유특구위원회는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개최, 강원도(디지털헬스케어)를 포함한 7곳을 2023년까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특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규제제약 없이 신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사업진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강원도의 경우 사업기간 중 매출 390억원과 230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져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전망이다.

강원도에서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원주와 춘천 일원으로 원격의료와 의약품 안심서비스, 정보의 민간기업 활용 등 6건의 특례를 부여받았다. 핵심은 원격의료다.

원격의료는 그동안 의료법과 보건의료계, 시민사회 등의 반발에 가로막혀 20년 가까이 시범사업만 진행됐을 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강원도에 원격의료 특례가 부여된 만큼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시험해 본다는 복안이다.

이에 강원도에서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격오지에 살고 있으며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의료기관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 및 내원안내, 상담·교육, 진단·처방을 시행할 계획이다. 단 진단과 처방은 간호사 입회하에 실행한다.

이와 관련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백종수 원장은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원주 의료기기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 역시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혁신기업이 활발하게 창업하고, 자유롭게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제2의 벤처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격의료는 산업정책 … 대안은 방문진료 활성화”

무상의료본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가 29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보건의료단체연합)
무상의료본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가 29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보건의료단체연합)

정부와 의료기기 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시민사회 측은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는 지난 29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과 효과, 비용효과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원격의료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정부가 안전과 효과, 비용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원격의료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이것이 보건의료정책이 아니라 산업정책으로 추진되기 때문”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원격의료 담당부서라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의료는 그동안 정부가 수없이 시범사업을 했지만 유효한 결과를 내놓지 못해 추진 정당성을 얻지 못해왔던 것”이라며 “경제성장과 규제완화에 눈이 먼 처사”라고 꼬집었다.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다른 법에서 불허하는 사업도 실증특례로 허용한다’는 초법적인 조항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민단체는 “이 법안에서 사업자는 실증특례 사업을 시행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근거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정부는 강원도 원격의료 결과를 긍정적으로 포장해 의료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격의료는 민간 통신기업을 기반으로 이용되는 만큼 건강 및 질병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민사회 측은 원격의료를 대신해 방문진료 활성화와 공공의료기관 확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격오지에 살고있는 만성질환자들의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과 방문진료, 그리고 응급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만성질환자는 합병증 관리가 핵심인 만큼 원격의료와 같이 불안한 기술로는 보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격의료 허용 가능할까?

의사봉 방망이

정부는 이번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발판 삼아 원격의료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의료법 개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민단체와 의료계의 반발도 크지만 입법기관인 국회 역시 원격의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올해 3월 보건복지부 국회 업무보고에서 “원격의료는 보완적·제한적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며 복지부의 원격의료 활성화 방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 역시 복지부가 제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근거 부실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윤 의원은 “복지부의 시범사업 결과 보고서는 고작 군부대 76곳에서 진행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반대가 있다보니 원격의료 활성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회의 한 전문위원은 의료법 개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원격의료를 활성화하고 싶은 정부의 의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워낙 거세다”며 “이들을 설득하기 전에는 관련법 개정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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