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연구 패러다임 바뀔까?
암 연구 패러다임 바뀔까?
[인터뷰] 국립암센터 김경희 박사

“유전체·전사체·단백체 데이터 통합 ...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 정확도↑”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9.08.12 0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암센터 김경희 박사가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맞춤형 표적치료를 위해 암을 일으키는 암단백유전체 표적을 분석·발굴하는 암단백유전체학이 부각됨에 따라 암연구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이후 암 연구는 주로 유전체와 RNA를 연구하는 전사체를 분석해 암의 발생이나 진행, 전이 등을 파악해 왔다.

국립암센터 김경희 박사(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조교수)는 “암단백유전체는 암 연구의 패러다임을 충분히 바꿀 것”이라며 “그동안 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연구를 통해 암의 발생, 진행, 전이 등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며 타겟 항암제도 나와 있지만, 환자마다 효과가 다르다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생체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인산화 등과 같은 정보를 유전체, 전사체 연구 결과에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립암센터는 암단백유전체 연구를 위해 최근 미국국립암연구소와 양국의 암단백유전체 연구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본지는 김 박사를 만나 암단백유전체에 대해 들어봤다.

 

Q. 암단백유전체가 무엇인지,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암단백유전체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데이터를 통합해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분야다. 기존의 단일 오믹스(유전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명 시스템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이후, 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연구는 암의 발생, 진행, 전이 등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유전체와 전사체를 통해 얻어진 바이오마커의 진단이나 약물 반응성이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는 등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이는 실제 생체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인산화 등과 같은 정보를 유전체, 전사체 연구 결과에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생체 시스템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단백유전체 통합 연구가 필요하다.

유전체, 전사체 연구를 통해 얻어진 수많은 유전자 돌연변이 중에서 실제 암 조직 내에서 발현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선정하거나, RNA 편집에 의해 일어나는 단백질 서열 변화로 인한 약물 반응성 확인 등 유전체 분석만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결과를 단백유전체 통합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암 관련 세포 신호 전달 체계에는 인산화 단백체가 관여하는데, 유전체나 전사체 데이터는 단백체의 활성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예후 및 약물 반응성 예측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인산화 단백체 분석을 통해 단백질의 인산화 변화를 측정하면, 세포 신호 전달 경로와 예후 및 약물 반응성의 상관성 분석이 가능하여 이들의 활성을 예측할 수 있는 단백질 마커 발굴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보다 신뢰성 높은 바이오마커를 발굴할 수 있고, 단백체 데이터는 질량분석기를 기반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표준 단백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질량분석스펙트럼과 펩티드 서열을 비교하여 단백질을 동정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전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개체 특이적인 아미노산 서열 변화와 같은 경우에는 표준 단백체 데이터베이스에서 동정해낼 수가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백유전체 통합연구에서는 개인별 맞춤형 데이터베이스를 제작해, 동일한 환자에 대한 전사체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면, 생체 내에서 실제로 발현되는 전사물들을 보다 많이 동정할 수 있게 되고, 이를 이용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의 실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Q. 최근 국립암센터는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암단백유전체사업을 알리는데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암단백유전체사업의 목표와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인의 희귀 난치암에 대한 단백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의 재발, 치료저항성, 기존 약물치료 반응성에 대한 새로운 바이오 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신 치료기술 개발의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국제적인 암단백유전체 연구협력강화를 위해 암단백유전체 분석기술을 표준화하고 이를 통해 분석된 데이터를 국제암단백체 연구컨소시움과 공유하며, 암단백유전체 연구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는 한국형표준 임상-단백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해 오픈플랫폼 형태로 연구자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Q. 한국형 표준 임상 단백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한다고 했는데, 구축한 데이터는 어떤 역할과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건지?

전 세계적으로 국가 암 단백유전체 데이터의 표준화 및 공유가 쟁점화되고 있다. 그동안 오믹스 분야별 시료의 처리방법 및 분석장비의 성능이 달라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준이 같은 연구결과를 얻기가 어려웠다. 최근 암단백유전체 분석 기술과 데이터 보관 및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국립암센터 암단백유전체사업을 통해 지역암센터, 거점병원, 대형병원, 국가연구소 등을 통하여 생산되는 국가 암 단백유전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이를 통해 국가 간 선진 의료 구현 및 암 연구에 적극 활용할 수 있으며, 차세대 정밀의학 플랫폼 구축을 위한 국가암데이터센터를 구축, 국가 경쟁력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영국, 일본 등 암단백유전체 데이터의 국가 차원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협의에서 국가별 비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

 

Q. 환자 유전체를 검사한 결과를 데이터로 표준화해 공유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했는데, 혹시 개인정보가 노출 될 위험은 없는지?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역으로 추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환자 유전체 정보를 얻고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의도하지 않게 재식별화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검체의 정보와 유전체의 정보를 분리해 식별할 수 없는 방법으로 보관하는 적절한 관리방법을 마련하고 이를 수행하는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재식별을 막기 위해 복수의 보호 장치를 두어 재식별화의 위험성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Q. 개인정보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정책상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가 있을 수 있으나, 관련부처와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Q. 미국암연구소랑 연구협력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개인맞춤향 정밀의학이라고 했는데 서양과 동양의 신체구조와 DNA가 다른데 연구협력이 가능한건지?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다인종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폐암 치료제인 이레사(Iressa)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차이로 인해 동양인에서 반응률이 백인에 비해 월등히 좋으며, 난소암 치료제인 파조파닙(Pazopanib)은 백인에서 재발 억제 효과를 보였으나, 동양인에게서는 재발 억제 효과가 없었다. 다인종 연구를 통해 이처럼 특정 약물에 대해 서로 공통적으로 반응하는 단백유전체와 다르게 반응하는 단백유전체를 판별할 수 있으며, 대량의 데이터 축적, 상호비교 및 통합 분석을 통해 혁신적인 치료 기술 개발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Q. 앞으로 미국과의 연구 협력이 진행될텐데 그 외의 연구로서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연구나 국내에서 협력연구 계획은 없는지?

국립암센터 암단백유전체사업단은 이미 자체적으로 위암, 담도암, 유방암 등에 대한 암단백유전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8개 기관(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 건국대학교, 아산병원, 한국뇌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고려대학교)과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그간 미국, 일본과 국제 협력 뿐 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지역암센터 등과 정밀의료와 관련한 연구협력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Q. 암단백유전체 연구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어느 정도 인가?

대한민국에서는 ICPC에 3개 기관(국립암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려대학교)이 참여하는 등 국제적인 위상이 매우 높은 편이다.

미국 뉴욕에서 바이든 부통령 주재로 암 종식을 위한 한미일 3국 보건장관회의를 열고(2016년9월17일)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암 단백유전체학 연구협력 등 암 연구 지원 강화를 합의한 이후, 암단백유전체 연구분야는 미국 국립암암연구소(NCI) 임상단백체분석컨소시엄(CPTAC, Clinical Proteome Tumor nalysis Consortium)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13개국 33개 기관이 ICPC (International Cancer Proteogenome Consortium)에 참여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Q. 끝으로 교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의 구현을 위한 암단백유전체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인산화단백체) 데이터의 생산, 분석 및 관련 연구를 통해 암 진단 및 신치료기술 발전을 위한 임상적 근거 및 바이오마커를 제공하고, 암단백유전체연구의 국제적 공조를 위한 기틀 마련에 기여하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