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에도 환자안전은 미흡 … 新 병원시스템 도입해야”
“기술발전에도 환자안전은 미흡 … 新 병원시스템 도입해야”
박종훈 원장 “주먹구구식 운영 통하지 않아 … 환자중심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8.2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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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현재 우리나라 대학병원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가 왔습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종훈 원장은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병원 경영리더십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환자의 상급병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한정된 의료진 자원으로는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병원의료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다는 것이 박종훈 원장의 주장이다.

박종훈 원장이 몸 담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글로벌 의료안전 평가 JCI(Join Commission International) 4차례 인증 획득을 비롯해 2년 연속 최우수 연구중심병원 지정, 아시아 최초로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 도약하는 등 국내 병원 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를 신축하며 미래병원을 실현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의 수장으로부터 우리나라 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종훈 원장.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종훈 원장.

 

현재 우리나라 진료체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진료전달 체계가 붕괴되면서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임상의 질, 치료의 질에 대한 정보공개가 일체 되고 있지 않다. 환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어떤 병원이 좋고,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규모가 있는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환자의 안전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비가 최신화되고 IT가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환자의 안전성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결국 진료는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병원마다 의료진의 수는 한정돼 있다. 쉼없이 환자가 밀려들다보면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지기 어렵고, 결국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겪었나?

“지난해 10월, 개원 이래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환자가 밀려들어 왔다. 당시 입원실과 검사장비가 부족해 애를 많이 먹었다. 영상의학과에서는 진단장비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으나 거절했다. 검사 장비가 늘어난다고 해도 결국 그 검사를 판독할 수 있는 의료진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병원장으로서 충격을 받은 일도 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환자로 인해 직장이 아닌 지옥과 같아 삶이 우울하다는 글이 직원들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이다. 이 때 정말 많은 고민이 들었다. 해마다 IT 분야에 투자하고 OCS(처방전달시스템), EMR(전자의무기록)과 같은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지만 오히려 의료진들의 업무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의료사고는 줄어들지 못한다.”

 

새로운 병원의료시스템의 도입은 필요한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 과부화 상태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병원에 환자가 밀려든 것을 생각하면 정작 병원장인 나도 왜 그렇게 많은 환자가 몰려왔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차 일어날지 예측할 수도 없다. 많은 병상을 가진 병원의 원장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병원 곳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간파할 수 없다. 즉 병원 시스템으로는 인력관리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병원시스템인 커맨드 센터가 도입이 되면 무엇이 가능해지나?

“우리나라 병원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더 이상 코드블루는 없다’라는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정신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클리니컬 커맨드 센터(Clinical Command Center)’다. 클리니컬 커맨드 센터는 일종의 관제탑이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환자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는 병원의 자원과 연관지어 머신러닝 등을 거쳐 모니터링하고 분석된 결과를 보여준다. 이렇게 처리된 정보는 의료진과 관리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어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환자의 대기시간과 입원기간, 비용 등을 단축할 있게 도우며, 의료진과 관리자가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주치의 제도 등을 통해 일차의료가 강화되면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만약 일차의료가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스템의 변화는 필요한가?

“환자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실제로 500병상 이상만 되더라도 관리자 입장에서는 환자와 의료진을 파악하기 힘들다. 환자와 의료진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있지만 현 시스템에서는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공의특별법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상당수 대학병원에서 주말과 밤 시간에는 전공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적정한 진료가 이뤄지기란 어려우며 환자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인력을 증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결국은 메이요 클리닉과 같이 환자 중심으로 시스템이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주먹구구식 운영은 통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병원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축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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