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①] “병 고치는 미사일을 소개합니다”
[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①] “병 고치는 미사일을 소개합니다”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 붙여 추적자 원리로 암 등 진단하고 치료

국내에는 진단용만 보편화

이달 초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 위한 RI 신약 센터 문 열어

전문가들 “인프라 갖춰지면 국내 연구 역량 충분”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8.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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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소재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8월8일 국가 RI(방사성의약품) 신약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2013년 첫 삽을 뜬 지 6년만이다. 이 센터는 국내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할 수 있었던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게 된다.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치료용 의약품의 개발이 더딘 그동안의 상황을 감안하면 일대 변화를 맞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센터 개소를 통해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단축,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앞선 선진국을 본격적으로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7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센터 개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방사성의약품 연구역량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최근 몇 년 간 세계적으로 표적형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암 치료법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진단뿐 아니라 치료에도 방사성의약품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절차와 규제가 까다로운 탓에 주로 진단용으로만 제품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방사성의약품의 임상부터 인허가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센터를 마련해 국내 기업들의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개발이 늘어날 전망이다.
 

병 고치는 미사일, 방사성 의약품

서울시 노원구 원자력의학원 내에 이번 달 초 문을 연 국가 RI신약센터의 핫 셀

의약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만든 방사성의약품은 사람의 몸 안에서 암 등 목표한 표적에 도달하면 방사선을 방출한다.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뉘는데, 어떤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병변 부위의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에 결합 가능한 약물에 투과율이 높고 파괴력이 약한 동위원소를 붙이면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투과율이 낮고 파괴력이 강한 동위원소를 붙이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이 된다. 

현재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로는 반감기가 짧은 F-18, C-11, I-123, TI-201, Tc-99mm, Ga-68 등이,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로는 반감기가 긴 I-131, Lu-177, Y-90, Ho-166, Re-188 등이 쓰이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체내의 특정 질환 표적에 도달해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일명 ‘병 고치는 미사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관심 높아지는 추세

방사성의약품은 표적물질에만 작용해 부작용이 적고 PET-CT등을 통해 의약품이 얼마나 잘 작용하는지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개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으로 가장 잘 알려진 ‘루테슘-177 도타테이트(lutetium Lu 177 dotatate)’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알았던 신경내분비종양을 치료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는 전립선암 환자에게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를 투여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거뒀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강건욱 서울대학교 핵의학과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다른 항암제는 투약 시점에서 수개월이 지나야 치료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지만, 방사성의약품은 투여 후 2~3일만 지나면 치료 효과를 내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방사성의약품의 효과를 강조했다. 

 

RI 신약개발 ‘원스톱 지원 시스템’ 마련

심재훈 한국원자력의학원 RI 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 구축사업단장

“이게 딜레마라고 할 수 있었다. 치료용의 경우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지 않고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약물을 들여오더라도 오랜 시간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일단 그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적지 않다. 설사 절차에 돌입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방사성 물질을 다루다보니 실험이 가능한 시설이 없었다. 센터가 생기면서 이제 이런 문제점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심재훈 RI(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 구축사업단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새로 문을 연 국가 RI신약센터의 가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심 단장의 말처럼 방사성의약품 중에서도 치료용 의약품은 국내에서는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내 제약사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 특히 제품을 개발하려 해도 시판을 위해 필수적인 평가 절차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지난 8일 문을 연 국가 RI 신약개발 센터는 국내에서 방사성동위원소 기반의 비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기업들의 이 같은 애로사항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 단장은 “갈수록 심화하는 제약선진국들 간 경쟁에서 방사성의약품 등의 희귀의약품은 아직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며“ 이를 선도해 나가는 데 RI 신약센터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갖춰지고 제도 개선되면 연구 역량은 충분”

강건욱 서울대학교 핵의학과 교수

방사성의약품의 개발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확정한 뒤 전임상 과정, 1단계 임상연구과정, 2-3단계의 상품화 및 의약품으로의 허가 과정을 거쳐서 이뤄지는데 개발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학은 물론 생물학, 약학, 화학 등 관련 분야 연구진들의 연구 역량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강건욱 교수와 심재훈 단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고 관련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좀 더 전향적으로 방사성의약품을 바라본다면 한국의 연구 역량은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앞으로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도 미국 시장을 뚫은 셀트리온이나 8조원대 기술수출 쾌거를 기록한 한미약품과 같은 성공사례를 기대할 수 있을까?

다음 회부터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해 실제 개발에 나선 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전하며 방사성 의약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더욱 더 치열해지는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 경쟁에 나서는 우리나라의 준비 상황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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