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조아제약] OTC에 발목잡힌 형제경영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조아제약] OTC에 발목잡힌 형제경영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8.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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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에 위치한 조아제약 공장 전경.
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에 위치한 조아제약 공장 전경.

 

약사 출신 오너가 만든 제약회사 ... 일반의약품에 던진 승부수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대중에게 크게 알려진 유명제품은 없지만 벌써 30년의 업력을 채워온 조아제약은 약사 출신 오너가 만든 제약회사다. 역사는 올림픽이 있었던 1988년 창업주 조원기 회장(79)이 삼강제약사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조 회장은 1994년 경상남도 함안에 생산공장을 신축하고 이듬해 회사 이름을 조아제약으로 변경,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조아제약은 간기능활성화제 ‘헤포스시럽’, 진성이담제 ‘가레오’, 천연철분제 ‘훼마틴’, 강장제 ‘조아바이톤’ 등 200여종의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 중 약 130개 품목의 일반의약품을 전국 9700여 약국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창립 이래 조아제약의 주종목은 OTC(일반의약품)였다. 매출의 80% 이상이 OTC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약국영업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업본부 산하의 전국 각지 영업소에서는 영업사원들이 약국영업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OTC 제품은 도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약국에 직거래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약국 친화적인 경영 기조는 오너가 약사 출신이란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대 사범대학과 부산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부경대 이학박사까지 마친 조원기 회장은 20여년간 약국을 경영해온 약사 출신으로 약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3년 약국 체인점 회사인 ‘메디팜’을 자회사로 두고 관리해온 것도 약국 생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지고 있는 약국 프랜차이즈가 자회사라는 점은 일반의약품의 비중이 대부분인 조아제약의 큰 강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래 생존 전략 복제돼지 연구 ... 시장반응 싸늘 

조아제약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던 복제돼지 연구다.

조 회장은 제약회사로서의 근본적 생존을 위한 미래 투자로 형질전환복제돼지연구를 시작했다. 형질전환된 복제돼지를 통해 빈혈치료제 EPO, 성장호르몬, 호중구감소증치료제 G-CSF 등 바이오의약품을 얻겠다는 의도였다.

조아제약은 2002년 산학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의 체세포 복제돼지인 ‘가돌이’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하고 2003년과 2005년 형질전환 복제돼지인 ‘차돌이’와 ‘나동이’를 생산했다.

이후 2009년부터 성장호르몬 개발·연구를 수행해 목적단백질을 제공하는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에 성공, 2014년 백혈구 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는 hG-CSF 유전자가 도입된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다수 확보하기도 했다.

회사는 2006년 생명공학연구소를 출범해 형질전환복제돼지를 이용한 EPO물질 추출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2015년 임상개발부를 신설해 성장호르몬, G-CSF 상업화를 위해 전임상 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형질전환복제돼지 연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진행된 이들 연구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수익창출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반응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5년째 형제경영 ... 지분 승계는 아직 미지근

조아제약은 조원기 회장이 회사 설립 단계부터 지금까지 회사 안팎에서 경영 기틀을 잡아오고 있는 가운데 2002년부터는 오너 2세들의 경영 참여가 시작됐다. 형인 조성환 부회장(49)은 해외사업과 연구개발(R&D) 파트를, 동생 조성배 사장(47)은 국내경영 전반을 책임지며 5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일찌감치 경영에 참여한 건 조 회장의 장남인 조성환 부회장이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원을 졸업한 조 부회장은 2002년 조아제약에 기획팀장으로 입사, 2년 뒤인 2004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초고속으로 경영수업을 끝낸 조 부회장은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는 현재 메디팜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조 부회장이 2004년 이래 10년간 단독으로 이끌어오다 2014년 동생인 조성배 사장이 대표로 새롭게 합류하면서 기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조원기 회장의 차남인 조성배 사장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조아제약 계열사인 메디팜과 메디팜생활건강 등에서 근무하다 2014년 조아제약에 각자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두 형제가 경영수업을 마치고 각자 파트에서 별다른 잡음 없이 경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경영권 승계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분율만 놓고 보면 아우보다는 형이 조금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성환 부회장의 지분율이 3.88%인 반면 조성배 사장의 지분율은 ‘제로’인 것.

다만, 조 부회장의 경우 경영에 참여한 시간에 비해 지분율은 부족한 편이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아직은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아제약 지배구조.
조아제약 지배구조.

반면 부친인 조원기 회장의 조아제약 지분율은 17.53%로 그는 여전히 조아제약의 최고 사령탑을 역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총수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두 형제가 각각 보유한 지분율에 따라 사이 좋았던 형제경영의 시대도 막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부회장 타이틀까지 달고 있는 형이 유리해 보이지만 오너가 장남과 차남 중 누구에게 지분 상속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배가 갈리지 않겠냐”며 “조아제약의 경영권 승계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TC 주력 ... 수익성 악화 최대 과제

형제경영 돌입 이후 조아제약은 열심히 몸집을 부풀려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내실은 없다는 평이 이어진다.

지난해 조아제약은 매출액 63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억원, 6억원에 그쳤다.

[조아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349

389

410

439

431

501

556

589

631

영업이익

20

19

7

16

-40

1

0

3

13

당기순이익

12

16

13

18

-41

9

1

14

6

R&D비용

13

13

16

18

23

18

19

18

18

R&D비율

3.71

3.39

3.83

4.06

5.24

3.54

3.34

3.18

2.84

조아제약의 실적 난항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40억원의 적자를 낸 조아제약은 2015년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하며 어렵게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다시 영업이익이 제로가 되면서 힘겨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조아제약의 상반기 매출액은 328억원으로 전년 동기(314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억원, 4억원에 불과했다. 제약회사 영업실적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인 셈이다.

조아제약의 이같은 실적부진은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다.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전문의약품(ETC)에 비중을 두고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여전히 자체 약국유통망을 통한 일반의약품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조아제약은 그나마 적은 R&D 비용도 제자리 걸음 이거나 줄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액 대비 2.84%인 18억원을 R&D에 투자했을 뿐이다. 이같은 R&D 비용 지출은 제약회사로서 사실상 연구개발을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2014년 한 차례 5%대까지 육박했던 R&D 비용은 이듬해 3%대로 줄더니 지난해 2%대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에게 원인을 물었으나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업계에서는 조아제약의 실적 악화원인으로 일반의약품의 매출 하락을 꼽는다. 예컨대 2013년 70억의 매출을 올리던 ‘바이오톤’이 일반의약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격하되면서 이름을 바꿔 출시한 ‘조아바이톤’은 이듬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회사 측은 2014년 실적 악화에 대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직전해 내수경기 침체로 의사의 처방전 없이 소비자 본인의 의향에 따라 구매하는 일반의약품의 매출 감소와 신제품 출시 TV광고 제작 및 방영에 따른 비용증가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때 조성배 사장이 조아제약 경영에 참여한 것도 일반의약품의 매출부진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OTC에 주력하고 있는 조아제약은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리딩 OTC 품목도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두 형제가 안고 있는 매출 증대와 실적개선이라는 과제가 지분 승계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형제경영 구도가 무거워만 보인다.

자회사인 약국체인을 등에 업고 OTC를 사랑했던 조아제약의 실적악화. 열심히 한우물을 팠지만,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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