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③] “RI 신약 개발 원스톱 서비스 구축”
[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③] “RI 신약 개발 원스톱 서비스 구축”
[인터뷰] 심재훈 한국원자력의학원 RI 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 구축사업단장

국가 RI 신약센터, 2013년 착공 후 6년만에 개소

”국내 최초 비임상 독성평가 할 수 있는 공간 마련”

”반복 독성평가도 가능, 치료용 약물 개발 기대”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9.05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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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소재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8월8일 국가 RI(방사성의약품) 신약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2013년 첫 삽을 뜬 지 6년만이다. 이 센터는 국내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할 수 있었던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게 된다.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치료용 의약품의 개발이 더딘 그동안의 상황을 감안하면 일대 변화를 맞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센터 개소를 통해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단축,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앞선 선진국을 본격적으로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7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센터 개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방사성의약품 연구역량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심재훈 한국원자력의학원 RI 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 구축사업단장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지난달 8일 서울 노원구 원자력의학원 내에 국가 RI 신약센터가 문을 열면서 국내에도 방사성의약품 허가에 필수적인 동물 상대 독성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의학원은 지난 2013년 첫 삽을 뜬 뒤 6년간 938억원을 투입해 ▲독자적인 방사성의약품 개발 지원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과정 중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 센터를 구축했다.

센터는 연면적 1만7112㎡에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로 초감도가속질량분석기 등 연구장비와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비임상평가시설, 임상시험시설,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 등을 갖췄다.

방사성의약품 연구자들과 개발업체 관계자들은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연구 개발 문턱을 넘었더라도 동물을 상대로 한 전임상시험을 할 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제 그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심재훈 한국원자력의학원 RI(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 구축사업단장을 만나 센터 건립 배경과 우리나라 방사성의약품 개발의 현주소 그리고 센터가 담당할 주요 기능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8월 8일 국가 RI신약센터 개소식 단체사진

Q. 2013년 9월 첫 삽을 뜬 뒤 꼭 6년 만에 개소식을 열었다. 그 당시 건립이 결정되게 된 시대적 배경이 있는가.

“국가적 차원에서 방사성의약품 허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는 물론 그 이전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서서히 공감대를 넓혀 나갔다.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다가 2010년대 초반의 상황과 맞물리며 건립이 결정됐다고 봐야 한다. 2007년부터 미국 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여파로 그 시기 제약 산업도이너무나 크게 침체돼 있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신약 개발은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과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를 만들어 바이오와 신약분야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 플랫폼사업단이 만들어졌다. 오송이나 대구에서는 할 수 없는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신약개발분야에서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그러던 차에 애플 창업자 스티스 잡스가 유럽에서 방사성의약품으로 앓고 있던 신경내분비종양 치료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도 방사성의약품을 직접 개발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됐고 RI 센터 건립에 이르게 됐다.”

Q. 국가 RI 신약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가.

“크게 비임상·임상 약동학 평가시험, 방사성 의약품 기반 바이오이미징, 방사성의약품 독성시험, 방사성의약품 생산 등 네 가지 기능을 한다.

우선 NEC 사의 초감도 가속질량 분석기(AMS, Accelerator Mass Spectrometer)를 비롯한 다양한 장비를 보유해 C-14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비임상약동학 평가 및 임상약동학 평가를 지원한다.

또한 RI 기반 바이오이미징 시설을 갖춰 수요자 맞춤형 비침습적 생체영상평가를 통해 약물의 이동 및 효능평가를 실시한다. ▲소동물의 PET/CT, SPECT/CT 촬영 ▲중동물의 PET/CT 촬영 ▲micro CT 촬영을 통해 생체 영상 평가를 하는 것은 물론, 생체조직분포 평가와 정량적 전신자동방사선 영상평가(QWBA)를 통한 RI 표지 약물의 EX-vivo 효능평가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예비 독성시험, 단회 및 반복투여 독성시험을 통한 RI기반 GLP 인증 안전성 평가도 할 수 있으며 GMP 생산 연구용 방사성의약품 개발 시설도 갖춰 PET용 방사성의약품 GMP 생산 및 판매, 연구용 방사성의약품 생산, 방사성의약품 및 화합물 분석 지원 등의 기능도 수행한다.

말 그대로 RI이용 신약개발의 ‘원스톱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Q. RI 기반 GLP 시설을 통해 반복 독성 시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이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큰 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치료용은 진단용과 달리 방사성동위원소를 가지고 있는 형태로 독성시험 및 비임상시험을 거쳐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 이미 승인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경우에도 방사성동위원소를 따로 국내에서 결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외국 제품이지만, 국내에서 별도의 제조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시판 허가를 받으려면 비임상(동물) 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에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포함한 비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다. 최근 국가RI신약센터가 문을 열면서 이제서야 가능하게 된 것이다.

비임상시험을 해외에서 수행할 경우 금전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만나서 과정을 조율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언어 간 장벽 때문에 전달하고픈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 센터는 이러한 애로점을 극복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시장의 미래도 밝다.

방사성동위원소의 취급에 따른 제한, 높은 진입장벽, 특수시설 필요, 소수 의사 중심 등 걸림돌이 많아 지금까지는 세계적으로도 전체 시장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암치료제의 다각화 필요성과 개인맞춤형 치료제의 요구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나오는 빛(감마선)을 이용하면 치료과정을 그대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다른 치료제와 달리 즉각적인 치료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

Q. 방사성 의약품 연구자와 개발자들 중 대부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비임상에서 임상으로 가는 과정에서 3년 6개월이 넘게 소요되는데 항상 식약처의 가이드라인 관문을 넘는 것이 어렵다. 

우리 센터의 건립으로 비임상 시험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막막함은 많이 줄어들겠지만, 식약처 규제의 완화도 함께 이뤄져야 신약개발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남기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최근 신경내분비 종양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인 177루테슘-도타테이트(상품명 루타세라, Lutathera)를 개발한 AAA(Advanced Accelerator Application)사와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제인 177Lu-PSMA-617를 개발한 엔도사이트사를 노바티스가 각각 $39억(2017년)과 $21억(2018년)에 인수했다.

이는 앞으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더욱 커진다는 방증이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앞으로 신약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치료용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다른 기관과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계획이다.

궁극적 목표는 환자가 빠른 시간 안에 방사성의약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방사성 의약품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국내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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