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의사들’
의료기기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의사들’
의사 창업 2013년 1건 → 2018년 18건

답답함 느낀 의사, 직접 개발에 뛰어들어

메디튤립·힐세리온 가시적 성과 도출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9.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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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의사들이라면 수술현장에서 느낄 겁니다. 장비가 불편한데. 이 부분이 개선이 이뤄진다면 환자에게 좋을텐데. 장비를 공급하는 글로벌 업체들에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도 소용 없더라고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근 가운을 벗어던지고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 창업은 총 18건이다. 2013년 1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18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와 관련 BLT특허법률사무소 정태균 변리사는 “의료기기 특허 출원을 돕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라며 “최근 의사들이 창업에 대해 관심이 늘고 있으며, 의사 출신 CEO들의 성공과 병원중심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사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든 공통된 이유는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답답함’ 때문이다.

이들은 “의료 현장에서 장비를 사용하다보면 답답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며 “환자를 위하는 의사의 마음으로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시적 성과 도출하는 ‘의사 창업’

의사들의 창업 도전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의료기기의 문제점을 개선해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해외 시장 진출까지 노리는 기업도 있다.

 

메디튤립을 설립한 충남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강민웅 교수.
메디튤립을 설립한 충남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강민웅 교수.

# 충남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로 활동 중인 강민웅 교수는 2015년 4월 수술용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튤립을 설립해 4등급 의료기기인 이식형 의약품 주입기(케모포트) ‘튤립포트’를 개발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인체에 케모포트를 삽입한 이후 정맥으로 약물을 반복적으로 주입하기 위해서는 주사기 바늘을 케모포트의 셉텀(septum)에 삽입해야 한다.

기존 케모포트는 셉텀의 위치를 외부에서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바늘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찔러 넣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술자는 셈텀의 위치를 찾기 위해 손으로 환자의 피부를 만지면서 위치를 짐작하고 바늘을 찔러 넣게 된다.

또 셉텀 내부에 조영제와 같은 고압의 약물이 투여될 경우 셉텀이 하우징으로부터 분리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면 환자의 피부는 괴사하게 되고, 괴사를 치료하는 기간 동안 화학적 항암 치료가 중단된다. 암 치료과정에서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존 케모포트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 교수는 편의성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튤립포트’를 개발했다.

튤립포트는 셉텀 주변에 광원을 설치해 빛이 외부로 퍼질 수 있도록 했으며, 바늘을 꽂을 수 있는 면적을 10% 정도 늘렸다. 또 주사 실패를 줄이기 위해 주사 부위인 실리콘 격막을 크게 만들었으며, 이중 창틀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해 초대 350psi까지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케모포트가 견딜 수 있는 압력은 최대 300psi 였다.

메디튤립은 지난 5월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제조소에 대한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합 인증을 받았으며, 7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튤립포트’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 적합 판정을 받았다. 허가 기준이 가장 엄격한 4등급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메디튤립은 국내 판매는 물론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해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힐세리온이 전미물리치료협회 컨퍼런스에서 소논으로 진단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힐세리온 제공)
힐세리온이 지난 1월 전미물리치료협회 컨퍼런스에서 소논으로 진단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힐세리온 제공)

#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의사 창업 사례 중 하나다.

류 대표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응급실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 급박한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몸 속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2012년 힐세리온을 설립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초소형 스마트 초음파진단기 ‘소논’(Sonon)을 개발했다.

‘소논’의 장점은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고 가볍다는 것이다. 휴대가 간편해 응급상황이나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소논’의 장점은 곧 해외시장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올해 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미물리치료협회 통합컨퍼런스’에서 물리치료 전문가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은 물론 2월 열린 ‘아랍헬스’에서는 각국에서 구입 의향을 내비칠 정도로 해외 의료계의 호평을 받았다.

힐세리온은 글로벌 마케팅에 힘쓰는 한편 소논의 차세대 시리즈 R&D에 박차를 가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의사들의 창업 시리즈가 잇따라 성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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