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의약품 개발 열기 재점화 ... 미련 때문에?
천연물의약품 개발 열기 재점화 ... 미련 때문에?
종근당, 위염치료제 임상3상 돌입

휴온스,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선택

동아에스티, 조만간 美 임상3상 개시

시장 위축에도 '스티렌·조인스' 등 선전
  • 이순호
  • 승인 2019.10.2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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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침체됐던 천연물의약품 시장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천연물 신약'의 혜택이 사라진 탓에 그동안 주춤한 모습도 없지 않았으나, 케미컬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개발 기간이 짧다는 장점 때문에 업계 역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신 일반 신약 지위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육계건조엑스 성분의 위염 치료제 'CKD-495'의 임상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시험은 급성 및 만성 위염 환자에서 'CKD-495'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한양대병원에서 27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육계는 녹나무과 육계나무의 줄기 껍질을 말린 약재다. 한방에서는 신경통·관절통 등 각종 통증과 복통·소화불량·설사 등 다양한 증상의 치료에 사용한다.

여러 성분 중 하나로 육계가 함유된 의약품은 이미 시판되고 있으나, 육계를 단일 성분으로 개발하는 약제는 'CKD-495'가 처음이다.

급·만성 위염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대표적인 천연물의약품으로는 동아ST의 '스티렌'이 있다. 종근당은 이미 'CKD-495'와 '스티렌'의 비교임상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는 지난 7월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와 MOU를 체결하고 천연물 의약품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식·의약품 분야의 후보물질 발굴 및 공동 사업화를 추진하고, 상호교류 및 협력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휴온스는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가 산겨릅나무 추출물을 이용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온 만큼, 이번 협약에 따라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휴온스는 기존 연구 개발 소재에 대해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의 효능 검증 시스템을 활용하는 한편,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가 개발 중인 다양한 천연물 유래 소재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글로벌 식·의약품 시장을 겨냥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동아ST는 그동안 진행이 더뎠던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의 미국 임상3상 시험을 조만간 시작한다.

동아ST의 파트너사인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DA-9801'의 상용화를 위해 이미 48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았으며, 올해 안에 미국 FDA에 'DA-9801'의 임상3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DA-9801'은 산약과 부채마 성분의 천연물 의약품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을 포함한 14개 임상기관에서 1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했다. 해당 임상 시험에서 'DA-9801'을 복용한 환자 중 절반은 50% 이상의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기존 치료제 가운데 환자 통증을 절반 이상 줄여주는 약물이 많지 않은 만큼 'DA-9801'은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연물 의약품 '암흑기'에도 주요 제품은 선전

동아ST '스티렌'(왼쪽)과 SK케미칼 '조인스'
동아ST '스티렌'(왼쪽)과 SK케미칼 '조인스'

천연물 의약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대부분 제품이 실적 저조에 시달리고 있지만,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일부 제품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아ST의 '스티렌', SK케미칼의 '조인스정' 등이 대표적이다.

'스티렌'은 쑥을 원료로 한 애엽건조액스 제제로, 한때 800억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던 슈퍼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천연물 의약품이 사양 산업으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1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발암위험 물질인 NDMA가 검출된 '라니티딘' 제제들의 제조와 판매가 중단되면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내 천연물의약품 1호인 '조인스정'은 '위령선·괄루근·하고초' 등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치료제다. 지난 2002년 출시해 올해까지 4000억원이 넘는 누적 매출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조인스정'의 지난해 매출은 340억원으로 국내 시판 중인 천연물의약품 중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매출 4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세계보건기구는 글로벌 천연물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10%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오는 2023년 42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천연물 신약의 혜택이 사라지면서 많은 제약사가 개발을 포기했지만, 미충족 수요가 많아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며 "천연물 의약품은 케미컬 의약품 대비 우월한 효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지만 효과만 입증한다면 어린이나 노인 등 케미컬 의약품을 복용하기 힘든 환자들의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016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서 '천연물 신약'의 정의를 삭제했다. 이로 인해 임상1상 자료 면제, 약가 우대 등 여러 혜택이 사라졌으며, 국내 제약사들의 천연물 신약 개발 열기도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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