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삼성제약] 100년 역사 코앞 ... 매출은 영세기업 수준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삼성제약] 100년 역사 코앞 ... 매출은 영세기업 수준
재벌보다 복잡한 지배구조 ... 계열사만 27개
  • 곽은영
  • 승인 2019.11.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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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삼성제약 본사 전경.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삼성제약 본사 전경.

 

90년 장수 제약기업 ... 굴곡의 역사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삼성제약은 국내에서 세번째로 오래된 제약회사다. 1897년 설립된 동화약품과 1926년에 세워진 유한양행에 이어서 9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삼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간혹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전혀 관련이 없다. 오히려 고(故) 김종권 회장이 1929년에 세운 ‘삼성제약소’가 1938년 삼성상회로 시작된 삼성그룹보다 10여년 더 앞서 있다.

삼성제약소는 1954년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1963년 사명을 삼성제약공업으로 바꾸었다. 1975년 7월 주식을 상장한 이 회사는 1997년 12월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으며 이듬해 화의 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로인해 1998년 한국존슨에 주력사업 파트였던 살충제 사업부를 매각하고 2002년 2월 KTB네트워크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화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성장과 위기의 시기를 거쳐 2014년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다시 한 번 경영권이 인수되면서 지금의 삼성제약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업력이 오래된 만큼 삼성제약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선보인 의약품도 다양하다. 살충제 ‘에프킬라’(현 삼성킬라)와 간장약 ‘쓸기담’, 마시는 탄산소화제 ‘까스명수’, ‘우황청심원’ 현탁액(서스펜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1965년 선보인 까스명수는 동화약품 까스활명수보다 먼저 소화제 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까스명수, 쓸기담, 우황청심원 현탁액 등 일반의약품과 항생제 콤비신주 등은 지금도 삼성제약의 대표제품으로 꼽힌다.

 

젬백스앤카엘이 경영권 인수 ... 각자대표 체제 확립

삼성제약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기 시작한 건 5년 전인 2014년 5월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인수되면서다.

당시 젬백스앤카엘은 120억원을 출자해 삼성제약 최대주주였던 김원규 대표로부터 지분 16.1%를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갔다. 젬백스앤카엘은 삼성제약의 지분 인수와 함께 자회사 젬백스테크놀러지(현 젬백스지오)를 통해 유상증자 형식으로 삼성제약에 자금을 수혈하고 지분을 추가로 인수, 제약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젬백스앤카엘은 당시 KGMP 인증 시설을 구비한 삼성제약을 인수함으로써 자사가 보유한 췌장암 항암백신 리아백스주(GV1001)에 대한 국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향후 아시아 시장에 원활한 백신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2014년 경영권 인수와 함께 이름이 삼성제약으로 바뀐 회사는 이후 4차례에 거쳐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경영 체제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기존의 김원규 전 대표가 2014년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이익우 대표가 취임하면서 2015년 6월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이익우 대표 사임 후에는 삼성제약의 2인 각자대표 체제가 시작되었다. 2015년 6월 김상재·서영운 대표가 각자대표로 취임한 데 이어 2017년 3월 서 대표가 일산상 이유로 사임하면서 김상재·김기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삼성제약의 수장인 김상재 대표(53)는 의사 출신 경영인이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출신인 그는 병원장 등 의사로 일하다 2005년부터 한국줄기세포뱅크 대표를 맡으며 경영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9년부터 Teloid Inc., 2012년부터 젬백스앤카엘, 2013년부터 젬백스지오, 2015년부터 삼성제약, 2017년부터 필링크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기호 대표(52)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케이스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에서 MBA를 마쳤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젬백스앤카엘 부사장을 역임하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제약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거미줄 같은 지배구조 ... 정점에는 김상재 대표

삼성제약 김상재 대표이사
삼성제약 김상재 대표이사

삼성제약이 젬백스앤카엘에 인수되면서 바뀐 것은 경영 체제만이 아니었다. 지배구조도 매우 복잡해졌다.

올해 반기 기준 삼성제약 계열사는 삼성제약을 포함해 무려 27개에 달한다. 삼성그룹 같은 재벌기업보다 더 복잡한 사업구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27개사 중 상장사는 코스피 상장사인 삼성제약, 코스닥 상장사인 젬백스앤카엘, 젬백스지오, 필링크, 크리스에프앤씨 등 총 5개다.

삼성제약측이 왜 이처럼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측은 "모든 계열사가 삼성제약 중심이 아니고 (사업 세분화와 다각화 과정에서) 원래 있던 사업에 제약사업을 추가하다 보니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제약의 최대주주는 회사를 인수했던 젬백스앤카엘(7.63%)로 젬백스지오(5.18%)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율을 합치면 12.81%에 이른다.

 

삼성제약 지배구조.
삼성제약 지배구조.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김상재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지주사 성격의 젬앤컴퍼니(12.08%)와 개인 명의(3.13%)로 젬백스앤카엘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며 실질적인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다. 젬앤컴퍼니는 김상재 대표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대표를 겸하고 있는 비상장 법인으로 2004년 9월 설립돼 도소매업, 기업경영 및 재무관련 자문업을 영위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과 계열관계에 있는 젬백스지오와 삼성제약도 각각 이 회사에 대해 2.4%와 1.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등 젬백스앤카엘에 대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58%에 달한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김상재 대표, 젬앤컴퍼니, 젬백스앤카엘, 삼성제약, 삼성제약헬스케어 순으로 지배구조가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제약헬스케어는 2014년 12월 삼성제약에서 1억원을 출자해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를 위해 만든 자회사다.

김 대표는 젬앤컴퍼니는 물론, 젬백스앤카엘, 삼성제약, 젬백스지오, 젬백스지오 계열사 몇몇의 대표를 맡는 등 여러 회사를 동시 운영하며 사업 세분화와 성장동력을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랜 역사 무색한 적자 행진 ... “신품목 개발에 투자 중“

삼성제약 김기호 대표
삼성제약 김기호 대표

계열사가 물 흐르듯 꼬리에 꼬리를 물며 외형을 키우고 있는 것에 비해 삼성제약 자체의 성장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과거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로 수많은 제품을 시장에 선보여 온 삼성제약이지만 지금은 내세울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각자 대표 체제 이후에도 성장 곡선이 뚜렷하지 않아 경영진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제약은 오랜 역사가 무색하게 아직도 매출 400억원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0년의 역사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으로, 말 그대로 구멍가게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적자 행진이다.

삼성제약은 젬백스앤카엘에 인수되기 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후 적자 폭이 악화되느냐 개선되느냐 차이만 있었을 뿐 여전히 적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 적자 연속, 영업이익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웬만한 경영자 같으면 “이럴려고 내가 제약사업을 했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법도 한 대목이다.

 

[삼성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392

441

473

469

303

422

482

419

465

영업이익

23

5

5

-114

-198

-19

-96

-69

-48

당기순이익

-9

-17

-31

-185

-237

-10

-216

-75

-21

R&D비용

10

9

8

9

10

30

35

40

32

R&D비율

2.54

1.84

1.79

1.9

3.32

7.12

7.17

9.58

6.83

회사 관계자는 “시설 노후화로 인한 시설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수선비 증가에 따른 부담이 있었으나 생산 효율성은 상당히 개선되어 향후에는 생산원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는 신품목 개발에 적극 투자하면서 향후 매출 및 수익적인 측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자사 제품 위주로 매출이 발생했으나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매출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2014년 이후 계속해서 해외사업부, ODM 건식사업 등 신사업 추진이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내면서 투자손실이 발생했으나 건식사업부는 한국인삼공사와 제품 공급계약을 맺고 2020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해 향후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5년 전부터 조금씩 늘어나 2017년 9.58%, 지난해 6.83%로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췌장암 신약 ‘리아백스주’에 대해 2015년 말부터 국내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 마지막 환자모집이 완료되었다고 설명했다. 리아백스주는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유래 항암제로 몸속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 목표는 2020년 하반기 최종 종료 보고서 제출이다.

 

일반의약품 명가 재건 · 새로운 먹거리 개발 과제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제약이 과거의 영광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적자에 대한 개선책이 없으면 외형성장을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제약은 “전문의약품에서는 수술 후 감염치료 및 예방을 주 목적으로 처방하는 의약품인 화학요법제 삼성타우로리딘주를 발매할 예정으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시장규모에서 2020년 초 발매 시 100억대 매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일반의약품 명가 재건을 위해 까스명수액, 쓸기담, 우황청심원 등을 여러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섬제약은 1만6000㎡ 규모의 ‘리아백스주’ 전용 생산라인을 신축 중으로 이를 토대로 2020년부터 연간 2000만 바이알의 주사제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리아백스주 전용 향남 신축 공장 건설을 계기로 외국계 제약사와 대형 제약사에 국한된 항암 신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중견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제2공장이 신축되면 리아백스주 생산과 더불어 동결건조제품도 생산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제약은 몇 해 전부터 ‘리스타트 2020’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이 내년으로 성큼 다가온 지금, 삼성제약이 계획한대로 실적 타개와 신약 시장 진입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100년 제약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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