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유유제약] 3세 경영 본격화 ... ‘78년 된 스타트업‘ 비전 제시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유유제약] 3세 경영 본격화 ... ‘78년 된 스타트업‘ 비전 제시
  • 곽은영
  • 승인 2019.11.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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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유유제약 사옥.
서울시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유유제약 사옥.

 

 

제약 1세대 유특한 회장이 세운 제약회사

유유제약을 창립한 고(故) 유특한 회장.
유유제약을 창립한 고(故) 유특한 회장.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유유제약은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오래된 제약회사다.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과는 형제기업으로 유명하다.

1941년 유유제약의 전신 ‘유한무역’을 창업한 고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을 세운 고 유일한 박사의 셋째 동생이다. 유특한 회장은 유한무역을 경영하면서 1952년 유한양행 6대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유일한 박사가 회사 경영에서 친족을 모두 물러나게 하면서 유특한 회장은 유한무역을 가지고 나와 독자적인 경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초창기 의약품 수출입 업체에 불과했던 유유제약은 1953년 국내 최초 비타민C ‘유비타’, 1955년 결핵치료제 ‘유파스짓’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며 의약제조업을 본격화했다. 1957년에는 사명을 ‘유유산업‘으로 바꾸면서 친정격이었던 유한양행으로부터 완전히 독립, 홀로서기에 나섰다.

유특한 회장은 1964년 국내 최초로 합성공장을 지어 기초의약품과 화공약품 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이듬해 국내 최초 연질캅셀 종합영양제 ‘비나폴로’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며 제약업에 모터를 달았다. 1975년 기업공개를 하고 2002년에 유유, 2008년 현재의 상호인 유유제약으로 이름을 바꿨다.

유특한 회장은 기업 경영 뿐만 아니라 한국원료의약품공업협회 초대회장과 대한약품공업협회(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대 회장을 맡으며 제약 산업의 발전에 기여했다. 1973년에는 유유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제약업에 기여한 공로로 1970년 대통령 산업포상 수상, 제12회 ‘수출의 날’ 보건사회부장관표창, 1983년 ‘새마을훈장 노력상’ 등을 받았다.

유특한 회장은 독립운동가였던 형 유일한 박사가 제약보국을 이념으로 유한양행을 이끌었듯 ‘제약보국·정도경영’이라는 정신으로 유유제약을 일궜다. 다만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한양행과 달리, 유유제약은 유특한 회장이 1999년 12월 6일 82세를 일기로 타계한 이후 오늘날까지 3대째 오너가에서 경영권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신약개발사에 합성개량신약 도입한 유승필 회장

유유제약 오너 2세 유승필 대표이사 회장.
유유제약 오너 2세 유승필 대표이사 회장.

제약 1세대 유특한 회장의 뒤를 이어 유유제약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유특한 회장의 장남 유승필 회장(73)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하이델버그 칼리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재정학 석사, 국제경영이론 박사학위를 받은 유승필 회장은 미국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회사가 어렵다는 편지 한 장에 미련없이 한국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1987년 41살에 유유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 일선 뛰어든 유승필 회장은 1988년 영국 렌토킬사와 합작투자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일본, 독일,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 있는 유수의 제약업체와 제휴 및 합작투자를 진행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1990년대 중반에는 유특한 회장에게 합성개량신약 개발을 제안해 10년 넘게 연구개발에 매진, 2004년 개량신약 1호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과 2008년 개량신약 2호 뇌졸중 치료제 ‘유크리드’를 탄생시키며 한국 신약개발사에 새로운 발자국을 남겼다.

유승필 회장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제4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으면서 1952년 이 협회의 회장을 맡은 부친에 이어 2대째 제약업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학파 3세 유원상 부사장 ... ‘안정’보다 ‘도전‘에 방점 

유유제약 오너 3세 유원상 대표이사 부사장.
유유제약 오너 3세 유원상 대표이사 부사장.

유유제약의 경영 바통은 이제 2대를 넘어 3대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유유제약은 2008년부터 올해 초까지 10년간 유승필 회장과 전문경영인 2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오다 지난 4월 유원상 부사장(45)이 대표로 합류하면서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기존 유승필·최인석 각자대표는 유승필·유원상 부자의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최인석 전 대표(66)는 사장직만 유지하며 경영총괄을 이어가고 있다.

유원상 부사장은 유승필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트리니티대 경제학 학사, 미국 컬럼비아대 MBA를 마치고 미국 아서앤더슨 감사컨설턴트, 뉴욕 메릴린치증권 컨설턴트,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를 거쳐 2009년 유유제약 상무이사로 입사했다. 2014년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올해 4월 입사 10년 만에 등기임원이자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유 부사장은 2015년부터 유유제약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유유헬스케어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유유제약 입사 전 증권사와 다국적 제약사에서 10여년간 영업·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글로벌 시장을 누벼온 유원상 부사장은 국제 영업 마인드를 갖춘 유학파 3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유 부사장은 유유제약 입사 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성공하며 화제를 낳았다. 유유제약이 2003년 출시해 매출 부진에 빠져 있던 멍 완화 연고 ‘베노플러스겔’에 대한 고객 성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2013년 매출을 2배가량 신장시키는가 하면, 비강 세정제 ‘피지오머’에도 역시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해 휴대용 미스트 ‘피지오머 펌프 미스트’를 출시, 제품 라인을 강화하는 등 능력을 인정 받았다.

유 부사장 합류 후 유유제약의 사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는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도전에 방점을 찍고 수평적인 사내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를 도입했다. 매월 사내 제안 우수자 포상 및 스톡그랜트(회사주식 무상증여), 캐주얼데이, 여성근로자를 위한 복지시스템,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가 유 부사장 입사 이후 새로 생겨났다. “도약을 위한 발판은 인재에 있다”는 평소의 지론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유 부사장은 준법문화 확산을 위해 2016년부터 사내 컴플라인스(자율준수) 책임자를 맡으며 준법경영 의지를 보여왔다. 

회사 관계자는 “제약업은 그 특성상 제약회사 임원이나 오너가 보수적인 면이 많은데 유 부사장은 해외유학 등 경험이 넓어서 그런지 다른 제약회사 오너나 임원보다 개방적이고 오픈 마인드의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최대주주 유승필 회장 ... 오너 3세와 지분차 1.2%에 불과

유유제약은 올해 회사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유원상 부사장의 승진에 이어 유승필 회장의 장녀 유경수 이사(40)도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4월 이사로 신규 선임된 유경수 이사는 로드 아일랜드 스쿨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유유제약에 입사해 디자인 부장을 거쳐 현재 의료기기와 수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유경수 이사 외에 유승필 회장의 부인 윤명숙씨도 유유제약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가족경영 체제를 견고하게 굳히고 있는 유유제약은 지배구조에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반기 기준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유승필 회장(12.56%)으로 유원상 부사장(11.32%)이 부친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이밖에 유 회장의 부인 윤명숙씨(6.39%)와 장녀 유경수 이사(3.87%)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치면 오너 일가 지분율은 34.98% 이른다.

 

유유제약 지배구조.
유유제약 지배구조.

유원상 부사장과 부친 유승필 회장의 지분 차이는 불과 1.2%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다른 제약사보다 빠른 편이다. 지분 승계 방식 역시 비상장사나 공익법인을 통한 우회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유 부사장은 입사 전인 1999년부터 유유제약의 지분을 꾸준히 장내매수해 왔다. 다만 주식을 차곡차곡 모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주가가 오를 때는 과감하게 내다팔고 신주인수권 등 금융기법도 활용하면서 현금과 주식을 늘리는 데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2015년 7월 유유제약 주가가 한창 상승할 때 유 부사장은 주식 16만주(2.26%)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31억원의 수익을 남겼다. 당시 매도로 떨어진 지분율은 2016년 12월 조모로부터 약 18만주(3.0%)를 증여받으면서 회복했다. 2017년 12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 권리를 행사해 13만8121주(2.17%)를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유학파 3세인 유 부사장이 해외 금융업계에서 일한 만큼 그 경험이 녹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78년 업력에 매출은 고작 800억원 ... 수익성 제고 과제

신약 개발 정공법 ... 벤처정신으로 제2의 도약 예고

유유제약은 78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며 3세 경영 승계까지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업력에 비해 낮은 회사 인지도와 매출은 아직도 하위 제약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최대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2개의 개량신약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제약업계 대표주자로 주목받았던 과거와 달리 지난 10여년간 이렇다 할 신약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아쉬운 대목이다. 유유제약의 지지부진한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 전개는 매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83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근 10년 사이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중소형제약사라는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 느슨한 외형과 함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역시 각각 6%, 5%대로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어 수익성 제고라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유유제약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520

588

620

620

628

697

716

629

831

영업이익

13

18

37

18

14

16

37

36

53

당기순이익

11

19

30

19

-74

-4

61

43

43

R&D비용

15

17

12

17

20

21

33

28

26

R&D비율

2.85

3.18

2.0

3.1

3.8

3.4

5.2

4.2

3.5

유유제약 관계자는 “절대적인 매출 수치가 업력에 비해서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매출 증대를 위해서 제약회사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더욱 매진해 장기적인 매출을 늘리고 라이선스인 또는 개량신약 개발로 중단기간 매출 증대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대표 취임 이후 대외적으로 유유제약을 ‘78년 된 스타트업’으로 포지셔닝하고 벤처정신 재무장을 다짐해왔다. 신약 개발이라는 정공법을 통해 인지도 및 실적 턴어라운드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전립선비대증 치료 개량신약과 안구건조증 바이오신약이다.

유유제약에서 개발 중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YY-201’은 기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분을 개선한 복합성분 개량신약으로 나노 기술을 적용해 기존 연질 캡술 제형의 부피를 3분의 1로 줄였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을 위한 승인을 받은 상태다.

안구건조증 신약 ‘YY-101’은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기존 치료제들의 단점을 보완해 투약 횟수를 하루 1회로 줄이고 투약 시 통증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성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국내 임상2상에 대한 허가를 받고 진행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YDE’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유 부사장은 지난 4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안과 학회에서 ‘YDE’ 연구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동물실험 연구결과에 따르면 ‘YDE’가 기존 약물보다 우수한 항염증 기전에 따라 각막 상피세포를 치유하는 효과가 나타났고 눈물 분비량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전립선비대증과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3조원에서 5조원에 이르는 만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유유제약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기존 전립샘 비대증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복합성분 개량신약과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에 대해 각각 임상 3상, 2상 승인을 받았다”면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중 YDE 연구개발에도 각별히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오너 3세 경영에 들어서면서 ‘78년 된 스타트업’이라는 ‘뉴비전’을 제시한 유유제약. 78년의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벤처정신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내는 것은 유원상 부사장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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