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 고갈 해법은 없을까?
건보 재정 고갈 해법은 없을까?
의료 이용량 예측 ‘추계 데이터’ 마련해야
  • 박정식
  • 승인 2019.11.2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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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우현 부연구위원이 21일 ‘사회보험의 현재와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의료 이용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우현 부연구위원이 21일 ‘사회보험의 현재와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의료 이용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건강보험 재정을 두고 고갈과 안정적 관리라는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보 재정을 예측할 수 있도록 의료 이용량을 추정할 수 있는 ‘추계 데이터’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우현 부연구위원은 21일 서울 프레지던트에서 ‘사회보험의 현재와 발전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정책토론회에서 2018년부터 2065년까지 연단위로 입원 이용 횟수, 외래 이용횟수 등 의료 이용량을 추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의료 이용량을 통해 보건의료 지출을 추계하기 위해 미시모형을 이용했으며, 이는 국내 최초다.

김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보건의료 지출을 추계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의료비를 영역별로 묶거나 대상을 단위별로 묶어 추계하는 조성모형(componet-based model), ▲의료비 총액을 분석 단위로 추계하는 거시모형(macro-level model), ▲개인이 분석 단위가 되는 미시모형(micro-simulation model)이다.

보통 장기 추계는 미시모형이 선호된다. 이유는 특정 상병 집단, 연령 집단, 위험 요인(흡연, 음주 등)에 노출된 집단 등을 분석대상으로 해 구체적인 정책의 변화가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는 시나리오에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개인이 분석 단위가 되기에 복잡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료가 많다보니 작업이 힘들다. 모형이 세분화되고 복잡해질수록 부분 모형에서 기인하는 오류가 중첩돼 안정적·합리적 추정이 어려워질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에서 의료비 지출 추계 방법으로 미시모형을 선호한다. 다양한 보건의료 세부 정책의 예상 결과에 대한 합리적 비교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 부연구위원이 미시모형을 이용해 의료비 이용량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입·내원 일수는 2035년에서 2040년께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입원 일수는 2031년 6579만일에서 2065년 4228만일로 감소하며, 총 외래방문횟수 역시 2031년 5억5620만회에서 2063년 3억6928만회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주요한 요인으로 ‘인구 감소’를 꼽았다. 만 19세 이상 인구의 경우 2023년 4361만명에서 2065년에는 269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으며, 만 65세 이상 인구 역시 약 2050년(1513만명)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이후 2065년에는 1302명으로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강한 고령화 인구 증가와 유배우자 비율 감소, 고등학교 진학률이 높아지며 교육수준이 올라갔다는 점 등도 1인당 입·내원일수를 감소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다.

김 부연구위원이 제시한 데이터는 기존 건보 재정을 예측한 자료와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계점 역시 가지고 있다. 한국의료패널의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점과 연령대를 만 19세 이상으로 한정지었다는 점, 그리고 집계치 조정(alignment set)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패널들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두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패널들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두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희정 연구위원은 “추정 결과를 보면 교육 수준이 증가하니까 건강수준이 증가한다고 예측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좀 더 세부적인 지표와 이를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대학교 김진현 교수는 김 부연구위원의 추계 데이터에 대해 “의료비 지출에 대해 정확하게 추계할 수 있는 정교한 모형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며 “건강보험 의료비용 관련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연구를 좀 더 깊이하면 내용이 풍부해질 수 있겠지만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학교 서영준 교수는 “세부요인들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계속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오류를 제거하다보면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우현 부연구위원은 “집계치를 조정하고, 질병 등 세부 변수를 활용해 특정 상병 집단의 영향 효과를 분석하는 등 계속해서 모형을 정교화 해 갈 계획”이라며 “이를 활용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효과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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