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자급자족 이대로는 안된다”
“백신 자급자족 이대로는 안된다”
수입 백신에 비해 홀대 받는 국내 제조 백신

최근 10년 간 가격 상승 거의 이뤄지지 않아

미국, 영국 등 안정적 수급 위해 인프라 마련

“한국 정부, 지원강화 등 지금의 정책 바꿔야”
  • 박정식
  • 승인 2019.11.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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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우리나라 백신의 자급자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정책팀 이상은 팀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백신 산업 육성 정책 세미나’에서 “2018년 기준 필수예방접종백신의 자급율은 2013년과 비교해 27% 낮아졌다”며 “백신 자급화 향상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은 팀장에 따르면 백신 자급율이 낮아진 이유로는 백신을 둘러싼 환경적 영향 탓이 크다.

먼저 사회‧문화적인 변화로는 치료의학에서 예방의학으로 의학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홍역 등 신종 감염병 유행으로 법정감염병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백신의 수요층이라 할 수 있는 영‧유아 인구가 감소 추세에 있다.

정책 환경도 국내 백신시장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으로 국내 보유 백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정부는 필수예방접종백신 22종을 지정하며 ‘백신주권’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 주도의 공공백신 개발, 수급 안정화 대책 및 자급화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백신자급률 7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백신 산업 육성 정책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백신 개발 동향 및 전망, 백신 의약품의 사회적 가치 평가 등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백신 산업 육성 정책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백신 개발 동향 및 전망, 백신 의약품의 사회적 가치 평가 등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국내 제조 백신은 완제품 수입 백신에 비해 가격 상승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으며, 국내 제조 백신의 가치 역시 평가절하 되고 있다는 것이 이 팀장의 주장이다. 실제 국내 백신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우위에 있는 경쟁력은 ‘가격’뿐인데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2016년 12월 발표한 의약품 산업경쟁력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백신은 원가 대비 115%, 일본은 110%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국내 백신은 원가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원가 대비 90%)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백신 시장 자체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 및 최저임금 상승 등 경제‧산업 환경과 맞물려 국내 백신 제조사의 R&D 투자비용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신 산업은 노동집약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인건비 부담이 크다. 여기에 임상 혜택까지 축소되니, 국내에서 임상 피험자를 모집하기 보다는 해외 임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및 제조 여건은 백신의 자급화를 이루기엔 적절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 이 팀장의 지적이다.

그는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세계 주요국은 백신의 안정적인 수급관리를 위해 최저가 입찰 및 특수공급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백신 산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2020년까지 백신 자급율 57%, 2023년에는 7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말하고 있지만, 변화 없이는 힘들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은 정부기관 중심으로 진행돼 민간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므로, 국내 백신 기업의 선순환 구조전환과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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