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CAB 글로벌 시장서 맞붙는다
국산 P-CAB 글로벌 시장서 맞붙는다
씨제이헬스케어&대웅제약, 中·美 시장 임상 경쟁

글로벌 40조 시장 무주공산 … 선점 효과 클 듯
  • 이순호
  • 승인 2020.01.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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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과 씨제이헬스케어가 자체 개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약물로 글로벌 위식도역류염 치료제 시장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 P-CAB 계열 약물이 극소수인 데다 양사 모두 미국과 중국 등 거대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자사가 개발한 P-CAB 계열 신약 '펙수프라잔'(프로젝트명 'DWP14012')의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혔다.

 

대웅제약 '펙스프라잔'

연내 中·美 동시 임상

이 회사는 올해 미국과 중국에서의 임상시험을 시작으로 약 40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펙수프라잔'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 위산펌프길항제다. P-CAB 기전을 더욱 개선한 'APA'(Acid Pump Antagonist, 양성자펌프길항제) 계열 신약으로, 유한양행의 '레바넥스'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이종욱 박사(현 대웅제약 고문)가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임상3상 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이 약물은 임상3상 결과, 8주까지 내시경상 점막 결손 치료율이 99%에 달했다. 환자가 약을 복용할 때 불편함이나 부작용이 적어 내약성도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없이 가슴쓰림 증상을 즉시 개선했으며, 역류성 식도염 비전형적 증상 중 하나인 기침 증상도 완화하는 등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은 "'펙수프라잔'을 계열 내 최고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 후속 적응증과 차별화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펙수프라잔' 등 대웅제약이 추진 중인 R&D 성과가 가시화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

美·EU 시장 판권 인수   

씨제이헬스케어도 자체 개발 P-CAB 계열 신약인 '케이캡'(테고프라잔)으로 중국과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고, 후보물질 단계의 '테고프라잔'을 발굴한 라퀄리아(RaQualia)로부터 미국과 유럽 판권을 사들이며 선진국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걸었다.

'케이캡'은 중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3상 시험에서 1차 평가 변수를 충족, 현지 시장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선 상태다.

해당 임상시험은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케이캡'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PPI 계열 성분인 에스오메프라졸과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261명을 '케이캡 50mg' 투여군과 '에스오메프라졸 40mg' 투여군으로 나눠 8주간 시험을 진행한 결과, '케이캡' 투여군의 치료율(cumulative healing rate)은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과 비교해 열등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케이캡'의 임상을 진행 중인 뤄신사는 전체 임상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뒤 현지 규제 당국에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지난 2010년 6월 신약개발전문 해외 벤처기업인 라퀄리아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같은 해 9월 '테고프라잔'의 동아시아 지역 판권 계약을 체결, 후보물질 단계의 '테고프라잔'을 도입했다. 이후 지난 2015년 이 판권을 기반으로 중국 뤄신사에 '케이캡'을 기술수출했다.

최근에는 라퀄리아와 북미 및 유럽 지역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씨제이헬스케어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테고프라잔'의 개발 및 판매에 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갖게 됐다. 

라퀄리아는 이미 미국에서 '테고프라잔'의 임상1상을 마친 바 있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이르면 올해 안에 라퀄리아로부터 미국에서의 '테고프라잔' 임상 계획 승인(IND) 지위를 이어받아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무주공산
P-CAB 시장 선점이 중요

P-CAB 신약의 시장성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미 입증된 상태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케이캡'은 지난해 12월까지 원외처방액이 264억원에 달했다. 발매 첫해에 200억원이 넘는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제품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포함하더라도 매우 드물다.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월간 원외처방액은 출시 첫 달 15억원에서 시작해 매달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에는 41억원을 달성했다.  

그 결과, '케이캡'은 4900억원 규모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386억원), 한미약품의 '에소메졸'(342억원), 일양약품의 '놀텍'(315억원), 제일약품의 '란스톤'(305억원)에 이어 단번에 5위로 껑충 뛰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케이캡'은 올해 원외처방액 500억원 돌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케이캡'보다 먼저 등장한 다케다제약의 동일 계열 약물 '다케캡'(보노프라잔, 국내 제품명 '보신티')은 지난 2016년 일본에서 출시됐는데 출시 1년만인 2017년 약 5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P-CAB 계열 약물은 다케다제약의 '다케캡'(보노프라잔, 국내 제품명 '보신티')과 씨제이헬스케어의 '케이캡'이 전부로, '다케캡' 역시 아직 미국이나 중국 등 거대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P-CAB 계열 약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수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을 시도했으나, 간독성 등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해 실험을 중단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는 유한양행이 지난 2007년 국내 최초 P-CAB 계열 신약인 '레바넥스'(레바프라잔)를 출시했으나, 부작용과 약효 등의 이유로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글로벌 P-CAB 시장은 사실상 무주공산에 가까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 1980년대부터 P-CAB 계열 약물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나, 그동안 쓸만한 약이 등장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씨제이헬스케어와 대웅제약이 시장을 얼마나 빨리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 글로벌 판매망이 강력한 회사와 손을 잡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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