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신종 코로나 사태에 중국공장 가동 중단
제약업계, 신종 코로나 사태에 중국공장 가동 중단
"성수기 실적 하락 우려 … 장기화 땐 타격 클 듯"

"중국산 원료는 재고 충분 … 필요하면 대체 가능"
  • 이순호
  • 승인 2020.02.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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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사태로 중국공장을 멈춰 세우는 등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원료 수급부터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쓰나미급'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사원 병원 출입금지

사태 장기화땐 더 늘어날 듯

제약업계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직군은 영업이다.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영업사원의 병원 출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백병원과 건국대병원, 건양대병원 등은 각 제약회사에 병원 출입 자제를 요청했다. 이 같은 조치는 감염병 위기경보 해제 시까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상황이 악화할 경우, 영업사원의 출입을 금지하는 병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상당수 다국적제약사는 영업사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으며, 전 직원 재택근무 체제로 돌입한 곳도 적지 않다.

다만 국내 제약사는 코로나 감염증 예방 조치를 지시하는 선에서 영업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종합병원 영업이 주력인 대다수 다국적 제약사와 달리 로컬 영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확진 병원, 거점 병원, 국가 지정 병원 등이 영업사원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데 대부분 국공립병원"이라며 "대다수 종합병원과 로컬 병원의 경우 출입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방문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중국 출장 금지, 동남아 지역 출장 최소화, 부득이한 출장 시 보건소 등 진료 후 출근, 단체모임·행사 등 참여 자제,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착용 등 가이드라인은 내려왔지만, 일반적인 정도"라며 "종합병원 영업사원들은 출입 제한 조치로 내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C제약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라고 콕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영업사원들에게 병원 출입과 사무실 출근을 자제시켰다"며 "상황에 따라 자택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공장 대부분 가동 멈춰
"中 정부서 공문···9일까지 생단 중단"

그런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중국 현지 공장의 가동을 멈춰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확인한 결과, 일양약품, GC녹십자, 동아쏘시오홀딩스, 휴온스, 신풍제약 등 중국에 공장을 세운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현지 공장을 멈춘 상태다. 중국 정부가 공문을 통해 춘절 마지막 날인 9일까지 공장 가동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인데,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이번 공문은 국내 제약사 공장뿐 아니라, 모든 제조업 생산시설에 공통적으로 내려진 것으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중국 쑤저우시에 소주동아음료 중국 법인이 있는데, 지난달 29일 중국 정부로부터 '쑤저우 지역 기업은 2월 9일 24시까지 기업운영을 금지하라'는 내용의 공문이 내려왔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며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C녹십자, 일양약품, 휴온스, 신풍제약 등의 답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경한미약품 외관
북경한미약품 외관

다만 한미약품은 유일하게 현지 공장(북경한미약품)을 가동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우리도 중국 정부로부터 공문을 받은 것은 맞지만, 공장 가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보건의료와 관련된 산업, 특히 현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는 중국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으면 (공장 가동 중단의)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어린이용 정장제와 감기약을 비롯해 20여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어린이용 의약품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기업으로, 중국 정부가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경우, 자국민도 피해를 볼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한미약품의 예외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은 (호흡기 질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감기약, 기침약 등을 생산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안전 및 방어 조치를 수행하고, 하루에 2번 이상 관련 내용을 현지 정부에 보고하는 것을 전제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원료 수급은 문제없어"

현재 국내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완제의약품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지만, 제약사들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비축하고 있는 원료가 충분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국가의 원료로 바꿀 시간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D제약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제약사들은 안전재고라고 해서 만약을 대비한 여분의 원료를 더 확보하고 있다. 보통 6개월 정도 분량"이라며 "국내 제약사들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 등 다른 국가 원료도 많이 사용한다. 필요하다면 6개월 사이에 다른 원료로 변경하면 된다"고 말했다.

E제약사 관계자는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 발암위험물질(NDMA) 검출 사태로 제약사들이 학습한 것이 있다. 만약을 대비해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등록해 놓는 것"이라며 "재고도 충분하고 다른 국가 원료도 등록돼 있는 만큼 원료 수급 문제는 웬만하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월 성수기 ··· 실적하락 우려"

그럼에도 여전히 실적 하락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내수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F제약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3월은 날이 춥고 환절기에 해당해 호흡기 환자가 특히 많다. 이들 환자는 보통 아프면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버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매출 하락을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 아직은 피해가 크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실적 하락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메르스나 사스 때보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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