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요법,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옵션으로 주목"
"단일요법,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옵션으로 주목"
[인터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

"할라벤같은 약제 투약 편하고 독성 조절 용이"

"환자의 경제적·신체적∙심리적 부담 줄어 장점"
  • 안상준
  • 승인 2020.03.0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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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생존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 옵션으로 '단일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 목표가 '완치'가 아닌 '생존 기간 연장'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단일요법은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헬스코리아뉴스와 만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는 "기존에는 환자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옵션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단일요법과 같은 치료 옵션이 생기고 있다"며 "이러한 옵션은 치료 독성 및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환자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약제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

 

"유방암 치료, 환자 '삶의 질' 지키는 것이 중요"

국내 유방암 발생률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조기 검진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년 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 조기 검진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로 진단 받는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1기로 진단 받는 환자 수가 늘었고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로 전이된 '원격 전이' 단계(4기)로 진단 받는 환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은 '호르몬 양성', 'HER2(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 양성' 등 하위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약 39.9%로, 초기 유방암 환자(98.7%)에 비해 크게 낮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양성과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은 기대여명을 3~4년 이상으로 판단하며, 호르몬과 HER2 발현이 모두 음성인 '삼중 음성' 전이성 유방암은 기대여명을 2~3년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은 예후가 좋지 않고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다.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생존 기간을 연장하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전이성 유방암)은 결과적으로 계속 병이 진행될 수밖에 없지만, 항암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건 역시 생존 기간 연장 효과다.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된 생존 기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선택하며 그 다음 치료제 독성 및 환자의 투약 편의성,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한다. 생존 기간 연장 효과가 유사하다면 독성이 낮고 환자의 순응도가 높은 치료제를 우선으로 선택한다.

그는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제를 투여 해야 하기 때문에 병이 진행될수록 삶의 질이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유방암 환자는 40대가 가장 많은데,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시기인 만큼 삶의 질을 지켜줄 수 있는 치료법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자이 '할라벤'
한국에자이 '할라벤'

 

'단일요법' 통한 전이성 유방암 치료 '주목'

그렇다 보니 최근에는 항암제를 두 개 이상 사용하는 '복합 항암화학요법'(복합요법)이 아닌 한 개만 사용하는 '단일 항암화학요법'(단일요법)을 통한 전이성 유방암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 역시 유방암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전이된 암이 전체 암에 부담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가급적 단일요법을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일요법은 복합요법보다 투여 시간이 짧고 투약 방법이 간편하며 독성 조절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전이성 유방암 단일요법 치료제로는 한국에자이 '할라벤'이 있다. 투약이 간편하고 독성 조절이 용이하면서도 치료 효과는 복합요법 대비 뒤처지지 않아, 환자 삶의 질 향상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할라벤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 목표 중 생존 기간 연장을 확인한 유일한 단일요법 치료제다. 대규모 3상 임상 연구인 '301 임상'에서 HER2 음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 환자 392명을 대상으로 한 하위 분석 결과, 할라벤 투여군(186명)과 대조군인 카페시타빈 투여군(206명)의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은 각각 16.1개월과 13.5개월로 할라벤 투여군이 2.6개월 더 길었다.

지난해 5월에는 임상적 유용성 및 사회적 요구도를 인정받아 '선별급여'가 시작됐다. 선별급여는 비용효과성 등이 불명확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어려웠던 의약품 중 사회적 요구가 높은 의약품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제도다.

그동안 할라벤은 3차 치료에만 급여가 허가돼 환자들의 조기 사용에 제한이 있었지만, 2차부터 선별급여 50%가 인정되며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할라벤은 예비 배합 및 예비 투약이 필요하지 않아 이로 인한 과민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입원 없이 2~5분의 짧은 투약 시간으로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할라벤 단일요법과 같이 독성이 적은 치료법의 조기 사용으로 환자들이 항암치료에 대한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덜고 이를 통해 치료 의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선별급여 적용 이후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조기에 할라벤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경제적 부담이 줄어 의사들도 부담 없이 처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할라벤 치료를 약 1년 이상 유지했던 환자가 있었다. 2주 간격으로 할라벤을 투여했는데 치료 과정이 굉장히 수월한 편이었고 환자의 만족도도 높았다"며 "1년 넘게 치료가 가능했던 것은 낮은 치료제 독성과 치료 편의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방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제 개발과 미국 FDA 허가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치료제 보험 급여 진행 속도는 해외 선진국 대비 다소 느린 편"이라며 "환자들에게 복약 순응도가 좋은 치료제를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허가 기준의 문구상 제한으로 치료제 선택에 있어 제약이 많다. 유방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이 보다 개선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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