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착수? ··· 주가 띄우기 흑심 감시해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착수? ··· 주가 띄우기 흑심 감시해야
  • 이순호
  • 승인 2020.03.18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코로나19에 신음하는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에 꽂혔다. 한때 중국 다음으로 위험한 나라로 지목된 한국이 상상을 뛰어넘는 진단 속도와 적극적인 방역 노력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세계 각국 언론은 한국의 진단 능력에 혀를 내두르며 자국 정부를 향해 "왜 우리는 한국처럼 못 하느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 최대 13만명을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니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생산 기업은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 모두 5곳이다. 이들 대부분은 1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진단키트 개발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는 확진자가 10명이 채 되지 않던 시기로, 코로나19 발병국인 중국에서도 우한 지역에만 감염자가 집중됐던 때다.

이로부터 한 달 뒤, 이들 회사가 개발한 진단키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현장에 투입됐다.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정부는 20만명이 넘는 신천지 신도를 전수조사하기 시작했다. 확진자가 접촉한 사람들까지 합치면 다 헤아리기도 어려운 숫자였다. 그러나, 진단기업들이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이들에 대한 검사는 빠르게 진행됐고, 정부와 의료계, 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노력이 더해져 신규 확진자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DI) 소장은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최고점을 지나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신규 확진자 감소에 따른, 정상화로 이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맞는 말이다.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긴 해도 한국의 코로나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진단 능력은 충분히 확보했지만, 예방과 치료 능력은 전무하다. 확진자와 사망자는 한동안 더 발생할 공산이 큰데 아직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국내 제약업계 역할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세계 각국은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더불어 백신·치료제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임상정보 공개 사이트인 크리니컬트라이얼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66건의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임상시험이 등록됐을 정도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 열기는 뜨겁다. 

특히 미국은 자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타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의 독점권을 확보하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바이오기업 큐어백(CureVac)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그것이다. 

독일 정부는 현재 미국 행정부가 큐어백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 조사하는 등 맞대응을 펼치며 자국 기업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주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들 사이의 물밑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셀트리온 ▲일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부광약품 등 20여개 제약·바이오 업체가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를 보는 외부의 시각은 냉정하기 그지없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이들 기업이 실제 개발 임무를 완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지난 2005년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이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결과물을 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먼 기업도 있었다. 자사가 개발 중인 백신이나 치료제의 다양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 과제에 참여하거나, 자사 주가를 끌어올릴 목적으로 개발 행렬에 동참한 제약사가 적지 않았다.

메르스 유행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들은 "(일부 제약사가) 구체적인 실험도 아니고 시뮬레이션 결과만 가져와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한다", "정부 지원을 이용해 주가만 부양시키고 개발은 뒷전"이라는 등의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소식 역시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온 나라가 요동쳤던 지난 2009년, 우리는 이미 제약주권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국산 치료제가 없는 탓에 전 국민은 불안에 떨면서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가 개발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에 의존해야 했다. 

기술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들은 특허가 끝나지 않은 '타미플루' 제네릭을 허가받아 놓고 정부의 강제실시권 발동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제약사들의 덩치는 그때보다 2배 가량 커졌고,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굴욕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매출이 제약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진단기업들이 산업계 최전선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정부와 의료진, 국민도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고 있다.

다음은 제약업계가 보여줄 차례다. 경영이 극도로 힘든 상황이지만, 바통을 이어받아 코로나19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국민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제약사의 존재 이유이지 않은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소식을 앞다퉈 홍보했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이번에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