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행정처분 실효성 또다시 도마
식약처 행정처분 실효성 또다시 도마
약사사회 불만 폭주 “처방은 그대로인데 … 재고 확보 골머리”

2014년 국감서도 “제조업무정지 품목 버젓이 유통” 지적

식약처, 제약사 행정처분 강화하겠다더니 … 5200만원짜리 용역사업이 끝

논란 잠잠해지자 “현행 행정처분 실효성 있다” 말 바꿔
  • 박정식
  • 승인 2020.04.28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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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제약의 사일원정 6mg이 2020년 3월 퇴장방지의약품 목록에 추가됐다.
식약처 행정처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의약품 제조‧수입업체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 실효성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총선 정책 건의서를 통해 불법리베이트에 따른 제약사의 행정처분 실효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한 판매업무정지 처분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약사사회가 이 같은 건의안을 내놓은 이유는 식약처의 행정처분으로 의약품에 대한 제조정지 및 판매업무 정지가 이뤄질 때마다 매번 재고확보에 난항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2월 한 제약사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되면서 전문의약품 89개 품목이 판매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약사사회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수급에 정신없는 와중에 해당 의약품에 대한 재고 확보까지 나서야 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제약사는 현재 제조 또는 판매업무 정지 처분을 받아도 제품을 미리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게다가 행정처분을 받은 제품이더라도 병·의원에서 처방이 계속해서 이뤄지다 보니 각 약국들은 행정처분 기간 판매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매번 골머리를 앓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27일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식약처의 행정처분으로 인한 피해는 제약사가 아닌 약국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해 제약사에게 실효성 있는 처분이 내려져야 현재 약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만 속출하고 있는데 …
식약처 기준정비에 미지근

식약처 행정처분의 실효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간경변에 의한 간성 혼수의 보조제’를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은 ‘PPC 주사제’ 2개 품목이 제조업무 정지 처분을 받고도 시중에 버젓이 유통돼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재심사 기간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식약처로부터 제조업무 정지처분을 받은 ‘PPC 주사제’가 허가사항과는 다르게 비만치료제로 유통·판매되고 있었다”며 식약처의 느슨한 행정처분을 꼬집었다.

식약처는 해당 ‘PPC 주사제’ 2개 품목에 대해 재심사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3개월, 6개월간 품목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제약사 행정처분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행정처분 실효성 제고를 위한 연구사업에 돌입했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약사법이 생긴 이래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한 번도 다시 검토한 바가 없어 연구사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약사법을) 조문별로 일일이 검토해야 하고 타법과 양형 수준도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연구비이기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만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확실하게 강력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큰 예산을 들여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호언한 것과 달리, 실제 연구 용역사업은 5200만원짜리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으며, 이마저 약사법 행정처분 기준을 다른 법률과 비교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결국 행정처분 관련 규정 정비는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 용역사업을 마무리한 식약처는 오히려 현행 행정처분의 실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 식약처 관계자는 “연구 결과는 향후 개정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지 용역이 끝났다고 곧바로 개정작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체들이 행정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포하고 있으며, 같은 사유로 재적발 시 가중 처벌하는 등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어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4~2015년에 걸친 식약처의 행정처분 기준정비 작업은 사실상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이 났다"며 "그 결과 매번 의약품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던 약사사회의 불만이 누적됐고, 그것이 이제서야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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