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광 뒤로한 채 법정에 선 제약·바이오 CEO
짧은 영광 뒤로한 채 법정에 선 제약·바이오 CEO
이우석·정현호·문은상 대표 등 줄줄이 기소돼

신뢰도 생명 제약·바이오 산업에 '악재' 우려
  • 안상준
  • 승인 2020.05.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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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기대를 모았던 기업의 CEO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며 줄줄이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신라젠 문은상 대표 등 올해 들어서만 3명의 제약·바이오 기업 CEO가 각기 다른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법원 문턱을 밟은 사람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구성 세포가 바뀐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된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다.

이 대표는 인보사에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 유래 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로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사기'에도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계열사이자 인보사 개발을 주도했던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 획득에 힘입어 지난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 있다.

그는 현재 "피의자의 지위와 주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을 고려하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속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메디톡스 정현호, 신라젠 문은상 대표.
(왼쪽부터)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메디톡스 정현호, 신라젠 문은상 대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을 개발하며 성공 가도를 달려온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는 무허가 원액으로 보톡스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 정보와 역가 시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 3월 불구속 기소됐다.

정 대표는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무허가 원액으로 보톡스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 원액 정보 및 역가(효능 강도) 시험 결과를 조작해 총 73회에 걸쳐 39만4274병 규모의 국가 출하 승인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대표가 제조판매 품목허가 내용과 식약처장이 정한 원액 역가 허용기준을 위반해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것으로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식약처는 검찰로부터 범죄사실 등이 담긴 수사 결과와 공소장을 받아 해당 품목 및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메디톡신주 50, 100, 150단위 제품에 대한 제조 및 판매 잠정 중단 명령을 내리는 한편,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펙사벡'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던 신라젠 문은상 대표도 최근 전격 구속됐다.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펙사벡을 개발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문 대표는 지난해 8월 미국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가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한다"고 밝힌 이후 끝임없는 논란에 시달렸다.

이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임상 중단이 공시되기 전 주식거래를 한 의혹이 드러나며 신라젠 임원 2명이 구속됐고, 같은 혐의를 받는 문 대표 역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인정되며 구속 신세를 면치 못했다.

신라젠은 최근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 '리브타요'(미국 리제네론)의 신장암 대상 병용 임상 1상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등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는 한국거래소 규정상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에 해당함에 따라 상장 폐지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는 신라젠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를 오는 29일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뢰도가 생명인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기업 CEO의 잇따른 기소는 업계 전체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신약 개발 과정을 비롯, 기업 운영이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계 전체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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