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약으로 알츠하이머 치료한다?
천식약으로 알츠하이머 치료한다?
영국 랭커스터대 연구팀 연구 성과

4가지 천식치료제 약물에 주목

살부타몰, 뇌 속 타우 단백질 억제 효과 가장 높아

“안전성 입증된 약물, 치료제 개발 비용·시간 단축할 것”
  • 서정필
  • 승인 2020.07.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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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치료제 살부타몰(salbutamol)
천식치료제 살부타몰(salbutamol)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가장 흔히 처방되는 천식치료제 살부타몰(salbutamol)이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 연구팀은 최근 뇌 속 단백질 구조 변화를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고처리량-싱크로트론 방사선 원형 이분법(High Throughput-Synchrotron Radiation Circular Dichroism, HT-SRCD)’을 사용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Tau) 단밸질이 불용성 섬유로 뇌 속에 쌓이는 과정을 어떤 약물이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참고로 타우 단백질(protein)은 베타 아밀로이드(amyloid-β, Aβ)와 함께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단백질이다. 뇌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발현돼 잘못 엉킨 타우 단백질은 불용성 섬유화 과정을 거쳐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아직 이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연구 결과, 88개 후보물질 중 에피네프린(Epinephrine)이 타우 단백질의 섬유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에피네프린은 보통 우리 몸속에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그러나 에피네프린은 몸속에서 너무나 빠르게 대사돼 어떤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에피네프린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에타미반·페노테롤·도부타민·살부타몰 등 4가지 약물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원형이분분광법과 티오플라빈-T 형광염색법, 투과전자현미경 관찰 등의 방법으로 이 네 가지 물질 중 가장 효과적으로 타우 단백질 접힘을 억제하는 물질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그 결과 살부타몰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 살부타몰은 기도 주변에 분포하는 β-2 수용체에 작용해 기관지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는 천식 치료제다.

연구팀은 나머지 3개 약물의 경우 각각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타미반과 페노테롤은 타우 단백질의 섬유 형성 억제 효과 자체가 거의 없었고 도부타민의 경우 타우 단백질의 섬유 형성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약효 지속시간이 매우 짫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타운센드 랭커스터대 화학과 연구원은 “살부타몰은 이미 광범위한 인체 안전성 검토 과정을 거쳤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세포와 동물 모델에서 알츠하이머 질병 진행을 방해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음을 검증한다면 이 약은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동시에 전형적인 약물 개발과 관련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를 이끈 같은 과 데이비드 미들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험실 수준에서 진행된 초기 단계 연구이며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속에서도 실험실과 마찬가지로 살부타몰이 타우 단백질 섬유화를 억제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앞으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등을 통해 약효를 입증해야할 과제가 남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학회(ACS)가 펴내는 ‘ACS 화학신경과학’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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