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에 로봇수술이 효과적인 이유
갑상선암에 로봇수술이 효과적인 이유
  • 박경식
  • 승인 2020.08.1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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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식 교수(건국대병원 갑상선암센터 교수/외과전문의)

[헬스코리아뉴스  / 박경식]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은 우리 몸의 ‘지휘자’로 불린다. 에너지 생성과 대사 조절, 체온 조절 역할을 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갑상선 결절은 성인에게서 흔히 발생하는데, 이 중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되고 있다. 갑상선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이었다가 몇 년 새 환자가 줄기도 했으나 최근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결로부터 말하면 갑상선암의 치료 원칙은 수술이다. 

다른 암도 비슷한 상황이 많지만, 갑상선암 역시 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약물치료나 레이저치료 등 특별히 유효한 항암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진행성 갑상선암의 경우 갑상선을 전부 제거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해야한다. 다만 초기 갑상선유두암에서는 갑상선을 모두 제거할 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일부만 떼어내는 엽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전절제술과 엽절제술 모두 전통적인 경부 절개를 통해서 시행돼 왔지만 최근에는 로봇을 사용한 갑상선암 수술이 선호되고 있다. 로봇 갑상선암 수술은 2007년 국내 처음 도입된 이래 비교적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갑상선암 절제술 및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에 경험이 많은 외과 전문의들이 주도적으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 또한 그동안 수백 차례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했고, 국내에 로봇 수술이 막 도입되던 시기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로봇 갑상선암 수술을 200여 차례 진행하며 경험치를 쌓았다. 덕분에 2017년 건국대학교병원에 로봇 갑상선암 수술이 도입된 후, 첫 번째로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건국대병원의 로봇 갑상선 수술을 처음으로 진행하면서 부담감이 컸다. 갑상선 전절제술인데다 우측경부 림프절 곽청술까지 시행해야 하는 복잡한 수술이었다. 하지만 고화질 3D 카메라 시스템이나 정교한 로봇 관절 움직임으로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첫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에는 갑상선 수술뿐만 아니라 부신 종양 수술까지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로봇 수술 230례 이상에 이르렀다.

환자 삶의 질까지 생각하는 로봇 수술

로봇 갑상선암 수술은 절개 부위에 따라 겨드랑이, BABA(겨드랑이와 유륜), TORT(경구강) 세 가지 방법으로 시행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부작용 및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합한 방식을 선택한다. 로봇 갑상선암 수술은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고 미세갑상선암 또는 양성 갑상선종양을 수술하는 방법으로 미용적으로 매우 우수하다. 10배 이상까지 확대가 가능한 고해상 3D 입체 영상을 보면서 집도의가 로봇 팔에 매달린 소형 기구의 정밀한 동작을 조종해 정확도가 높다. 또한 팔을 들어 올리지 않고 편안하게 누워서 수술이 진행되므로 어깨나 겨드랑이 통증이 별도로 생기지 않는다.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술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필자가 주로 시행하는 BABA는 겨드랑이의 주름과 유륜 부위를 각각 1cm 정도를 절개하고, 그 구멍에 접근해 수술을 진행한다. 경부 절개에 비해 흉터 회복이 매우 빠르고, 1주일 이내로 샤워나 가벼운 운동 및 사무업무 등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한다. 또한 로봇 카메라의 해상도가 매우 높고 15배 이상의 줌인이 가능해 미세한 부갑상선 혈관 보존이나 목소리 신경 보존에 매우 효과적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 오해와 진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 갑상선질환 중 하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방치하면 갑상선암으로 발전할까? 2014년 미국갑상선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갑상선암과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또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는 경우 안심해도 된다.

흔히 갑상선암은 생존률이 높고 진행이 늦은 편이라 착한 암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암이 그렇듯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 또한 ‘초기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최소한의 치료법’을 철칙으로 삼는다.

전반적으로 갑상선유두암은 치료 효과가 좋은 거북이 암인 것은 사실이다. 갑상선유두암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률이 5배 많고, 퍼지는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초기부터 림프절 전이율이 높아서 첫 수술에서 굉장한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에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시간이 흘러 분화(종양세포의 모양과 기능이 정상세포와 닮은 정도)가 나쁜 암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 처음 치료가 매우 중요하 것이다.

림프절 전이가 있어도 지나친 걱정은 금물. 림프절 전이는 사망과 직결되지는 않으며 나이가 어릴수록 림프절 전이율은 높으나 치료 예후는 오히려 좋기 때문이다. 재발 부위 또한 잔여 갑상선 아니면 림프절 전이가 대부분이기에 재수술 또는 치료로 완치될 확률이 높다.

환자와의 교감 통해 치료의 초석 다져야

갑상선암 수술 후 호르몬제를 평생 먹어야 할까? 전절제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충분한 양의 갑상선호르몬 복용이 필요하다. 갑상선호르몬은 체온 조절, 내분비 대사 조절 등을 관리하는 인체의 필수적인 호르몬이기에 적절히 보충하는 게 필수. 그러나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 기능이 정상적인 경우에는 굳이 복용할 필요는 없다. 엽절제술의 경우, 50% 정도의 환자가 약을 먹지 않아도 갑상선 기능이 유지된다.

갑상선암의 경과는 수술 직후부터 면밀히 관찰해야한다. 재발 여부를 살펴야하기 때문이다. 재발 없이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적절한 대사 상태 유지를 위해 갑상선 기능을 유지하고, 이를 평가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수술 후 체중 증가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갑상선호르몬의 조절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 및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진료 시 환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환자의 사소한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며 교감에 집중해야한다. 환자의 말 속에 치료에 대한 해답이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믿음직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치료는 물론 삶의 질까지 헤아리는 인술과 첨단기술의 견고한 합으로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가야한다. [건국대병원 갑상선암센터 교수/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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