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끊긴 필수의약품 … 해결사 자처한 제약사들
공급 끊긴 필수의약품 … 해결사 자처한 제약사들
휴온스, '메틸에르코메트린' 제제 공급 개시

유나이티드제약, '닥티노마이신' 제제 공급 재개

동국제약, 공급 중단 논란 '리피오돌' 국산화 앞장

공급중단 의약품 중 3분의 1은 국가필수의약품

"손해 보는 장사 누가 하나" … 政, 해법 마련 '하세월'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0.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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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판매를 포기하는 탓에 공급중단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는 국가필수의약품. 의료 현장에서는 꼭 필요한 약물이지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의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제약사가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해결사로 나서 눈길을 끈다.

#휴온스는 12일 국가필수의약품인 '메틸에르코메트린' 성분의 경구용 자궁수축제 '휴메트린정'(메틸에르고메트린말레산염)의 공급을 시작했다.

'휴메트린정'은 ▲태반만출 후 ▲분만 후 ▲유산 후 출혈 ▲자궁퇴축부전의 경우에 출혈의 방지 및 치료제로 사용되는 자궁수축제이다. 

메틸에르코메트린 성분 제제는 국가필수의약품이지만, 지난 2017년 이후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전량 해외 의약품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데다 수입 의약품 특성상 안정적 공급이 어려웠고, GMP 준수 여부 또한 확인하기 쉽지 않아 안전한 국산 대체 약품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국내 제약사 중 메틸에르코메트린 제제의 제조와 공급이 가능한 업체를 찾았고, 휴온스가 참여를 결정하면서 허가 취득까지 이어졌다.

식약처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휴온스가 '휴메트린정'을 빠르게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을 펼쳤으며, 휴온스는 원료를 확보하고 제제 연구·개발과 허가를 진행해 당초보다 앞당겨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015년 공급이 중단됐던 '한국유나이티드닥티노마이신주'의 공급 재개에 나섰다. 국민 건강권 기여라는 공익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한국유나이티드닥티노마이신'은 ▲윌름즈종양 ▲임신융모종양 ▲횡문근육종 ▲고환종양 ▲유잉육종에 적응증을 갖는 국내 유일한 '닥티노마이신' 성분 의약품이다. 지난 2015년 퇴장방지의약품, 지난해에는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015년까지 '한국유나이티드닥티노마이신주'를 판매했다. 그러나, '닥티노마이신' 제제는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적은 품목이어서, GMP 기준을 만족하는 양질의 원료를 구하기가 어려울뿐더러, 가격도 비쌌다.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제조 단가는 비싼 반면, 약가는 낮아서 원가 보전이 쉽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5년 '한국유나이티드닥티노마이신주'를 수출용으로 전환하고 국내 공급을 중단했다.

식약처는 최근까지 국내에서 '닥티노마이신' 제제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수입하는 해외 의약품에 전량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비용 절감 및 국내 수급 안정화를 위해 국내 제약사에 닥티노마이신 주사제 재생산을 요청,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이에 응하면서 신규 품목 허가를 취득, 공급을 재개했다.

앞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공급 중단 위기에 놓였던 안과 수술 등에 쓰이는 국가필수의약품 ‘미토마이신씨’의 생산 공급을 결정한 바 있다.

#동국제약은 게르베코리아가 낮은 약가를 이유로 공급 중단을 선언해 논란을 빚었던 '리피오돌'(아이오다이즈드오일)의 국산화를 실현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식약처로부터 '리피오돌'의 제네릭인 '패티오돌'의 시판을 허가받아 국내 공급을 시작했다.

'리피오돌'은 간암 환자의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시행 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하는 조영제다. 국내에서는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약물로, 게르베가 지난 2018년 약가를 5배 인상하지 않으면 '리피오돌'을 국내 시장에서 철수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뒤 실제 공급을 중단해 간암 환자 수술이 지연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바 있다.

결국 한국 정부와 게르베가 '리피오돌'의 약가를 3.6배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제품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게르베의 시장 독점 상황이 계속돼 약가를 볼모로 언제든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조영제 시장의 강자인 동국제약이 해결사를 자청하며 '리피오돌' 제네릭인 '패티오돌'을 선보인 것이다.

'패티오돌'의 등장은 '리피오돌'의 약가인하까지 이끌어냈다. 당초 앰플당 19만원에 달했던 '리피오돌'의 약가는 '패티오돌'이 급여등재되면서 지난 7월 기존 상한금액의 70%인 13만3000원으로 인하됐다. 

다만, 게르베 측이 법원으로부터 약가인하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내면서, 본안 소송인 '약가인하 취소' 소송이 끝날 때까지 '리피오돌'은 기존 약가를 적용받게 됐다.

 

국가필수의약품, 대표적 '저마진' 품목

政, 방안 마련한다지만 … 정책 마련 '하세월'

국가필수의약품은 보건·의료에 꼭 필요한 약물이지만, 시장 기능만으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으로, 보건복지부 장관과 식약처장이 관계기관과 협의해 지정한다. 현재 441개 품목(주성분 기준)이 국가필수의약품으로 등록돼 있다.

국가필수의약품은 대표적인 '저마진' 품목으로 꼽힌다. 사용량은 적지만, 제조 원가는 높다. GMP 기준을 만족하는 양질의 원료는 구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가격도 비싸다. 그런데 제품을 생산하면 약가는 낮아서 원가 보존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제약사가 국가필수의약품 생산을 중단하는 실정이다.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 의하면, 지난 2018년 기준 의약품 공급중단 혹은 불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 품목은 총 118개로, 이 중 3분의 1이 넘는 35개 품목이 국가필수의약품이었다.

이처럼 매년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 중단 사태가 반복되자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고심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공급중단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추적을 위해 '국가필수약 통합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전산 체계를 활용해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 중단 현황 등을 파악하고, 안정적인 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책안을 발표한 지난 2017년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필수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국가필수의약품을 계속해서 늘리기만 하는데, 제약사들이 자연스럽게 국가필수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안이 더 시급하다. 수익이 나야 한다"며 "손해 보는 장사를 어느 회사가 하려 하겠는가. 본전치기라도 제약사 입장에서는 손해나 마찬가지다. 공익적 목적만 내세워 생산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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