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피블라스트' 10년 급여 도전 또 좌초
대웅제약 '피블라스트' 10년 급여 도전 또 좌초
심평원 약평위, 5수생에 비급여 판정 ... 이번에도 비용효과성 문제 삼아

"비용효과성 '없다' 아니고 불분명" ... 애매한 결정에 우수 약물 사장 우려

심평원 "2017년 심의 내용과 차이 없어" ... "새 자료 제출, 결과 뒤집기 무리"

대웅제약 "급여 등재 전략은 회사 내부 전략과 관련돼 구체적 언급 어려워"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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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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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대웅제약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의 화상치료제 '피블라스트'가 급여 문턱에서 또 고배를 마셨다. 벌써 다섯 번째다. 햇수로는 무려 10년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3일 공개한 10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르면, '피블라스트'는 평가 대상 약물 6개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비급여 결정을 받았다. 비급여 사유는 지난 2017년 네 번째 급여 등재 시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2017년과 큰 틀에서 차이는 없다. 대웅제약 측이 새로운 자료를 내기는 했는데, 이전 결과를 뒤집기에는 무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체 약물과) 간접 비교라도 해서 평가하면 되는데, '피블라스트'는 간접 비교가 어려운 약물"이라며 "대웅제약 측이 기존에 제출한 자료와 새로운 자료를 모두 평가했으나, 약평위 위원들은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한 만큼 비급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심평원 약평위는 "'피블라스트'는 '욕창, 화상(2도 또는 3도)으로 인한 국소적 피부손상, 하지궤양'에 허가받은 약제로, 신청품과 대체약제의 약물특성의 차이, 임상자료의 대상 환자의 화상정도 등을 고려 시 대체약제와의 상대적 임상적 유용성 평가에 불확실성이 크다"며 "대응 용량 등 비교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하다"며 비급여를 결정한 바 있다.

대웅제약 '피블라스트'
대웅제약 '피블라스트'

'피블라스트'는 일본 카켄제약사가 개발한 화상치료제다. 세계최초의 bFGF(섬유아세포 성장인자)제제로, 재조합의약품에 해당한다.

콜라겐을 생성하는 섬유아세포의 증식 및 새로운 혈관 생성을 도와 조직재생을 촉진한다. 스프레이 제형으로 국소 부위에 적합하며 지난 2009년 국내 출시됐다. 국내 판권은 대웅제약이 갖고 있다. 

'피블라스트'의 대체약제로 꼽히는 제품은 태고사이언스의 사람유래피부각질세포 치료제 '칼로덤'과 바이오솔루션의 동종피부유래각질세포 치료제 '케라힐-알로'다. '피블라스트'와는 치료 기전부터 다르다.

이들 제품은 제형도 다른데, 스프레이 제형인 '피블라스트'와 달리 '칼로덤'은 바셀린 거즈에 부착된 시트타입이고, '케라힐-알로'는 온도 감응성 하이드로겔 타입의 외용액제다. 

이처럼 차이점이 많은 만큼 약물 간 직접 비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간접비교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해야 하는데, 기전부터 제형까지 모두 다르다 보니 비교 기준을 세우기가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평위는 비용효과성이 '없다'가 아닌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피블라스트'의 비급여를 결정했다.

대웅제약 측은 '피블라스트'와 대체 약물 간 간접비교를 주장하기 위한 새로운 자료를 마련해 제출했으나, 약평위는 이번에도 비용효과성을 입증하기에는 불분명하다고 결론지었다.

대웅제약 측은 약평위의 이번 심의 결과와 관련,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에 제출한 자료의 내용과 '피블라스트'의 향후 급여 등재 전략 등은 회사의 내부 전략과 관련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웅제약의 '피블라스트' 급여 등재 시도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회사 측은 2010년과 2011년 '칼로덤'을 대체약제로 해서 약평위를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번 모두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급여등재 문턱에서 좌초됐다.

대웅제약은 2016년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약가도 기존보다 30%나 인하했다. 이미 두 차례 약평위를 통과한 전례가 있는 데다,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100% 가격을 수용하면 약가협상을 생략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가 신설된 만큼 급여 등재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약평위는 '임상적 유용성 평가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비급여를 결정했다. 이 결정은 2017년 네 번째 급여 등재 시도와 이번 5번째 시도에서도 바뀌지 않았다.

결국 우수한 약물이 그대로 사장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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