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송논쟁이 생각나는 이유
예송논쟁이 생각나는 이유
  • 주민우 기자
  • 승인 2011.10.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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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때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예송논쟁은 백성들의 삶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치인들의 싸움이 발단이었다.

1차 예송은 효종이 죽은 뒤 그의 계모인 자의대비가 효종의 상(喪)에 어떤 복을 입을 것인가를 두고 일어난 논란이었다.

송시열을 중심으로 한 서인이 1년상을 주장하자 윤선도 등이 중심이 된 남인이 3년상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싸움이 본격화 되었다.

2차 예송은 효종의 비인 인선왕후가 죽자 조대비가 어떤 복을 입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또 다시 격돌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서로 예법을 따지고 적통을 들먹이고 종법을 갖다 댔지만 사실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기적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2차 논쟁에 의해 서인과 남인이 번갈아 정권을 잡아 특정 당파의 독점과 독재를 막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한 폐단을 줄일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어딘가 모르게 궁색하다.

이런 당파싸움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야가 국민보다는 자신들의 이익과 목적만을 추구하다 외눈박이가 된 지 오래다.

이런 결코 낯설지 않는 밥그릇 싸움은 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할 것 없이 보건의료계에도 만연하고 있다.

최근 서울고법 행정4부가 의료계의 밥그릇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의미심장한 판결을 내놨다.

환자에게 침을 놓았다는 이유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 엄모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 취소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것.

이 사건의 핵심은 경피적 전기신경자극요법(IMS)에 대한 판단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침이 꽂힌 부위가 침술에서 통상적으로 시술하는 경혈인 점 등을 고려하면 엄씨의 시술 행위는 침술로 인정된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IMS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침술행위가 아닌 전기 또는 기계적 자극을 주는 방법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행위라면 의사 면허범위 내의 의료행위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의사와 한의사 간에 왕왕 벌어지는 이런 논쟁을 볼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사실 국민들은 그것이 침을 놓는 일이든 주사를 놓는 일이든 큰 관심이 없다. 환자 입장에서 치료효과가 가장 좋으면 그만이며, 의사 역시 최고의 치료방법을 사용해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과문해서 그런지 환자의 병세를 살피고 고치면서 한의사의 영역 혹은 의사의 영역을 그리 ‘두부 자르듯’ 구분지어야 하는지 갸우뚱거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다가 ‘양·한방’이냐 ‘한·양방’이냐를 두고도 싸울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협진도 늘고 있는데, 그 효능 또한 좋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제 그만 다투고 서로가 이해하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판결을 접하면서 350년 전 조선시대 예송논쟁이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쓸데없는 논쟁으로 체력을 허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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